[K-바이오 안질환 치료제 줌인]큐라클, 이유있는 후기임상 도전 '경구제 시력개선' 유일FDA 미팅 완료, 'CU06' 임상 재개에 총력…천연물약 'CU03'도 보유
김진호 기자공개 2025-02-26 08:14:40
[편집자주]
고령화로 인한 망막질환이나 스마트 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발생하는 안구건조증. 안과(안)질환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눈에 주입하는 주사제나 점안제 정도의 치료제 외 이렇다 할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질환에서 투약 편의성을 높일 경구제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처럼 난이도가 높은 안질환 치료제에 도전장을 내민 K-바이오텍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미국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은 신약개발사에 있어서도 동기를 불어넣는 문구다. 안질환 분야에서 누구도 넘지 못한 경구제 개발을 시도하는 큐라클도 마찬가지다.큐라클은 경구용 망막질환 치료 파이프라인 'CU06'의 개발 과정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다. 글로벌 임상 1~2a상 진입과 기술수출 성공 등으로 크게 주목받은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 반환과 주력 적응증에 대한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며 쓴맛도 봤다.
그럼에도 개발 의지를 다지고 있는 큐라클은 자력으로 CU06의 후속 임상을 타진하고 있다. 경구제 중 유일하게 시력 개선 효능이 나타났다는 점이 원동력이다. 큐라클은 여전히 비상할 순간을 기약하고 있다.
◇'솔바디스'로 탄생한 CU06, 2a상서 고배
큐라클의 선도 물질인 CU06은 '솔바디스' 플랫폼을 통해 탄생했다. 큐라클의 최대주주이자 창업자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영근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가 개발을 주도했다.
솔바디스는 세포 수준에서 타깃 질환을 발병시킨 표현형을 생성한 다음 발굴한 물질을 처리해 효과를 내는 것을 찾는 방식으로 약물을 설계하는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발굴한 대표적인 물질이 CU06이다.
우선 습성 황반변성(AMD)이나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등의 망막질환을 일으킨 세포 표현형을 생성한다. 이런 질환은 노화 또는 당뇨로 인해 망막과 그 중심에 있는 시신경이 모여 있는 황반 주변 망막 혈관에 문제가 생길 때 발병한다. CU06을 세포에 제공하자 혈관내피세포의 손상이 정상화되는 것을 확인해 선도물질로 삼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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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프랑스 떼아오픈이노베이션(떼아)에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개발 권리를 총 1억6350만달러, 당시 우리 돈 207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2022년에는 AMD와 DME 등 두 가지 적응증에 대해 큐라클이 직접 미국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
DME 적응증으로 특정한 CU06의 미국 임상 2a상은 떼아가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고 2023년 6월에 환자 등록이 완료됐다. 2024년 4월에는 최종 결과보고서가 도출됐다. 1차 지표인 '황반중심두께(DST)' 개선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5월 떼아가 이를 기술 반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FDA와 조율 완료, CU06 후속 임상 재개 예고
큐라클은 CU06에 대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다. 1차 지표 대신 2차 지표로 설정한 '최대교정시력(BCVA)'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까지 시도됐던 경구용 망막질환 파이프라인 중에서 시력 개선 효과가 확인된 것은 CU06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CU06 300mg 하루 1회씩 12주간 투약한 환자는 시력 검사 차트 판에 있는 숫자나 글자를 평균적으로 5.8개 더 맞힐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 기전의 주사제를 1년간 3~6회가량 투약했을 때 나오는 시력 개선 효과는 5~5.4글자 정도다. CU06의 BCVA 개선 효과가 고무적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를 근거로 큐라클은 작년 말부터 수개월간 FDA와 CU06 관련 후속 임상 진행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안과 영역 전문 위탁시험수탁기관(CRO) '세르타라(Certara)'와 함께 미팅을 준비했다.
큐라클은 FDA와 후속 임상의 1차 지표 설정 문제와 프로토콜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우선 1차 지표로 FDA측에 BCVA를 타진했다. 또 기존 주사제를 대조군로 설정해 52주간 진행하려던 '임상 플랜A' 대신 위약 대비 우월성을 확인하는 24주짜리 '임상 플랜B'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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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클에 따르면 최근 FDA로부터 최종적으로 CU06의 2b상 이후 1차 치표를 BCVA로 설정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임상 플랜B에 대해서는 임상 기간은 줄이더라도 안전성은 52주로 설정해 확인하라는 권고를 들었다. 이를 반영해 연내 미국에서 CU06의 임상 2b상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FDA가 추가로 권고한 대로 CU06에 대한 혈관내피기능장애 관련 기초 연구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큐라클은 당뇨 마우스 모델에 CU06을 투약하면 시신경을 보호하는 해부학적 구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6의 기전 연구 결과의 공신력을 더하기 위한 국제학술지 등재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순위로 밀렸지만…천연물 신약 'CU03'과 주사제 병용도 가능
CU06이 끝이 아니다. 큐라클은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2017년 전용실시권을 기술이전받은 천연물 신약 후보 'CU03'도 보유하고 있다. CU03의 대상 적응증은 습성 AMD와 당뇨병성 망막증(DR) 등이었다.
국내에서 2022년 CU03의 습성 AMD에 대한 임상 2a상이 완료됐지만 당시 유효성은 확인하지 못했었다. 큐라클은 CU03과 VEGF 억제 기전 주사제와의 병용요법을 구상하고 있다. 주사제의 투약횟수를 줄일 수 있는지 따져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CU03은 개발 여력상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태"라며 "CU06의 후속개발과 재기술수출을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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