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라운지 토크]김학균 협회장 시대, 주목받는 1972년생 네트워크VC·AC CEO만 20명, 고위 임원 수두룩…2005년부터 20년째 모임 이어와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25 08:34:53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업은 관계의 비즈니스다. 출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스타트업에 투자해 성장을 지원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네트워크다. 심사역은 물론이고 관리역도 네트워크에 심혈을 쏟는다. 출자자와 포트폴리오기업은 기본이고 다른 VC의 심사역과의 소통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가벼운 네트워킹이 때로는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더벨이 소소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농도 깊은 VC업계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이사가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오는 25일 정기총회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취임 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상 첫 1970년대생 협회장 취임으로 업계를 대표하는 세대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특히 김 대표와 동갑인 1972년생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화려한 면면이 주목받는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VC업계에 발을 디딘 인물들이 대부분인데 대형 하우스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업계 주역으로 성장했다. 이 중 다수가 독립해 독자적인 하우스를 설립해 빠른 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형 하우스에서 전문경영인을 맡거나 고위직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VC업계에서 돈독한 친분을 쌓으며 함께 성장해 왔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약 20년전부터 1972년생으로 구성된 모임을 통해 투자대상을 논의하고 친목을 다져왔다. 현재 VC업계에서 이뤄지는 또래간 모임의 원조격이다.
◇닷컴버블 이후 '주포'로 도약
24일 VC업계에 따르면 국내 VC하우스를 이끌고 있는 1972년생 대표이사는 20명에 달한다. △김경찬 NVC파트너스 대표 △김중완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대표 △김봉수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대표 △김재학 오다스톤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현철 에스벤처스 대표 △배한철 KT인베스트먼트 대표 △안신영 에이스톤벤처스 대표 △유병주 스퀘어벤처스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 △황인정 리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1972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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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기획자(AC)까지 범위를 넓히면 1972년생 대표이사는 더 많다. 박제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진오 와이앤아처 대표, 양경준 크립톤 대표 등이 업계에서 AC 영향력이 큰 하우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각 하우스의 고위 임원으로 재직하는 인물들도 적지 않다. △김대희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부사장 △김민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김형석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서상록 얼머스인베스트먼트 전무 △유동기 인라이트벤처스 부사장 △이동훈 프리미어파트너스 부사장 △이동환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상무 △임형규 티인베스트먼트 본부장 △정대석 아주IB 전무 △최영래 스퀘어벤처스 부사장 등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1972년생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힌다.
업계에선 국내 VC업계에 유독 1972년생 대표가 많은것이 국내 VC와 스타트업 업계의 시대적 배경과 관련이 깊다고 본다. 1972년생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1990년대 중후반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계와 금융계 경험을 쌓은 뒤 벤처캐피탈 업계에 입문한 경우가 많다.
김학균 대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통신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LG벤처투자(현재 LB인베스트먼트)에서 VC 업계에 발을 들였다. LG전자 출신인 김봉수 대표와 삼성전자 출신인 하태훈 대표, LG텔레콤 출신인 유승운 대표 등이 전자·통신업계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을 전후로 VC업계에 뛰어든 인물이다.
이들은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에 따른 VC업계의 위축을 겪었지만 이후 벤처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 하우스의 주포로 빠르게 성장했다. 경험을 쌓아온 이들은 이후 성공적인 투자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독립해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05년 자본금 기준이 낮은 유한책임회사(LLC)형 VC 제도가 도입되면서 실력을 가진 이들이 독립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실제 이들이 독립해 설립한 VC 중 LLC형 VC가 많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K2인베스트먼트, 에이스톤벤처스, 스퀘어벤처스, 위벤처스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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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동갑모임' 시초
1972년생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끈끈한 친분이 이들이 롱런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동갑내기 VC업계 관계자가 모이는 미팅을 20여년째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원익투자파트너스(당시 한미열린기술투자)에 근무하던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산업과 투자에 대해 함께 스터디하고 서로간의 정보를 활발히 교환해왔다. 처음부터 동갑내기간의 모임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친분이 있는 VC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1972년생 중심으로 모임이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만들어질 당시 멤버들은 대부분 팀장급이었다.
각 하우스 투자 '주포'들이 다수 모이다보니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입지가 큰 커뮤니티로 주목받았다. 초기 멤버는 20명가량이었는데 VC업계가 활성화하며 2010년대에는 인원이 40여명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VC심사역뿐 아니라 아니라 LP업무를 담당자와 증권사 등 연관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로 모임이 확장됐다. 현재는 20여명가량이 모임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대표도 이 모임에 활발히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김 대표가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에 동갑내기 VC 대표들의 지지가 있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모임의 회장은 멤버들이 돌아가며 맡아왔는데 현재는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마지막으로 회장을 맡은 건 이준효 전 SBI인베스트먼트 대표다. 그는 2023년 초 VC업계를 떠나 코스닥 상장사인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 에이엘에스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고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후 별도의 회장은 정해지지 않았고 SNS를 통해 연락하며 비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모임이 VC업계에 많은 '동갑모임'의 시초 격으로 보고 있다. VC업계에선 하우스를 떠나 업계의 동갑내기 심사역끼리 교류하는 모임들이 많다. 특히 1972년생과 띠동갑인 1984년 모임이 활발하게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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