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윤리지침 점검]방대한 고객 데이터, 이점 vs 책임①국내외 기준 맞춰 각사 원칙 마련, 관건은 '이행'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10 13:03:29
[편집자주]
딥시크 쇼크가 IT 업계를 덮쳤다. 성장이라는 키워드 속에 가려져 있던 AI 학습 데이터 문제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딥시크는 사용자 개인정보 뿐 아니라 키보드, 오디오 패턴까지 수집하며 AI를 학습시키고 있어 논란이 됐다. 이런 논란은 비단 딥시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국내서 고객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도 AI 개인정보 활용에 있어 엄격한 윤리 준수를 요구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 이통사가 세워둔 AI 윤리 원칙과 이를 담당할 조직, 키맨, 시스템 현황 등을 더벨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보편화 시대가 도래했다. 고객센터부터 스마트홈 제어까지 개인일상과 업무 곳곳에 AI 기술이 스며들고 있다. AI 시대에는 사용자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학습시키고 기능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동통신은 고객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군 중 하나다. 단순 신상정보를 넘어 위치정보, 통화기록, 소비패턴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AI 사업을 적극 개진할 수 있는 배경이다.
가진 정보가 많은 만큼 이를 관리하는 방법 또한 화두로 떠올랐다. 게다가 딥시크 등장 이후 AI 개발·서비스 제공 기업의 데이터 수집 범위와 윤리적 활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통3사는 각사별 윤리 규정을 마련하고 전담조직을 꾸리면서 이용자 신뢰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윤리적 AI 개발·데이터 활용, 글로벌 이슈로 '부각'
이통3사가 보유한 고객 대응 노하우와 데이터는 AI 서비스 개발과 고도화에 필요한 핵심 자산이다. 그 덕에 AI 사업 전개 초반부터 고객센터인 'AI 컨택센터(AICC)'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모두 뛰어들 수 있었다. 하루에도 수만건의 고객대응 사례를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통3사는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AICC, AI데이터센터(AIDC)와 같은 B2B 영역을 넘어 각 B2C까지 노린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일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만큼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네트워크 최적화, 마케팅 효율화, 고객 서비스 개선, 일반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 중이다. 이 과정에서 AI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고객 데이터 분석과 활용은 필수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는 분명 이점이지만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윤리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활용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AI를 설계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키보드 타이핑 패턴까지 가져가는 딥시크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가 논란이 되면서 윤리적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이에 AI 정상회의라 불린 '파리 AI 액션 서밋'에서도 윤리 준수를 위한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인류와 지구를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AI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정부도 일찍이 '인공지능 윤리기준'을 마련해 공표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기준은 인간성(Humanity)을 최고 가치로 삼고 3대 기본원칙과 10대 핵심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3대 원칙은 인간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기술의 합목적성이다. 핵심 요건에는 인권보장, 프라이버시 보호, 다양성 존중, 침해금지, 공공성, 연대성, 데이터 관리, 책임성, 안전성, 투명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통사 AI 수익화 중요하지만 '윤리 준수 먼저' 강조
이통3사는 사용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추세에 맞춰 발빠르게 국내외 기준에 부합하는 AI 윤리 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국가 AI 윤리기준에서 제시한 프라이버시 보호와 데이터 관리 등 기준은 통신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정부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전 과정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라며 "개인정보 등 각각의 데이터를 그 목적에 부합하도록 활용하고 목적 외 용도로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윤리기준에 명시했다.
먼저 SKT는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자체 윤리원칙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T.H.E. AI'라는 원칙을 수립하고 기본 틀을 갖췄다. 통신기술 기반(by Telco), 사람을 향한(for Humanity), 윤리적 가치 중심(with Ethics)의 AI를 만들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 이후 AI 헌장도 공개하면서 투명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SK그룹의 AI 전략 중 'AI 서비스'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AI 개인비서인 에이닷을 운영하고 통신사와 AI 기업 연합인 '텔코 LLM'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높은 윤리 책임이 요구됐다.
뒤를 이어 지난해 10월 KT가 자체 윤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KT는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초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LLM으로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내부 구성원과 협업사가 자체적으로 준수할 수 있는 AI 윤리 마련이 시급했다.
보고서 공개와 동시에 KT는 'ASTRI'라는 자체 AI 개발 5대 원칙을 공개했다. 책임성(Accounta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투명성(Transparency), 신뢰성(Reliability), 포용성(Inclusivity) 등이 핵심 원칙이다.
LGU+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아직 자체 AI 윤리원칙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룹사인 LG AI 연구원의 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윤리원칙도 LG AI 연구원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자체 AI 윤리원칙으로 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등 5개 핵심 지표를 제시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지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LGU+가 지난해 4분기 엑사원을 튜닝한 '익시젠'과 이를 기반으로 만든 AI 개인비서 '익시오'를 출시한 만큼 자체 윤리원칙을 발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에 참석한 LGU+는 AI 사업 핵심 키워드로 '안심 지능'을 내세우기도 했다.
관건은 이행이다. 이통3사 모두 AI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하는 시점에서 원칙보다 이익이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 속 우선은 3사 모두 윤리, 투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단계를 밟아간다고 강조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AI 사업 수익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AI 서비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 윤리원칙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이통3사는 현재도 자체, 협력사를 통한 정보 수집을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윤리적 AI 서비스 개발 요구도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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