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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NH증권 연초 IPO 실적 삐걱, 앞으로 남은 일정은주관실적 2→9위로 하락, 분위기 반전 '쉽지 않네'

김위수 기자공개 2025-03-12 07:53:3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은행(IB) 시장 전통의 강자인 NH투자증권 기업공개(IPO) 주관 성과가 부진하다. 올 1분기 순위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소형 공모주 위주로 IPO 트랙레코드를 쌓고는 있지만 LG CNS의 딜에 참여하지 못한 여파로 점유율의 상당부분을 다른 하우스들에 뺏긴 상태다.

◇대어 놓친 NH투자증권, IPO 순위 '뚝'

10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 기준 NH투자증권의 IPO 주관 리그테이블 실적은 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3.98%로 전체 하우스 중 9위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IPO 주관 실적은 2957억원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과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격차는 13%포인트(p)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IPO 주관 실적으로 전체 증권사 중 2위를 기록했다. 한 해 전체의 순위는 이보다 떨어진 4위이기는 했으나 1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순위가 갈린 것은 IPO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여파가 크다. 올들어 IPO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확대됐다. 작년초부터 3월 10일까지 4388억원이었던 전체 증권사들의 IPO 실적은 올해 같은 기간 1조7395억원으로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내는 동안 다른 증권사들은 실적 규모를 키운 셈이다.

연초 가장 큰 딜이었던 LG CNS의 상장이 IPO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LG CNS IPO는 공모 금액만 1조2000억원에 달했던 빅딜이었다. 당시 LG CNS는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렸는데 NH투자증권은 여기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주관 업무는 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A)·모건스탠리가 맡았으며 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JP모간이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또 NH투자증권은 LG CNS 다음으로 공모 규모가 컸던 서울보증보험 IPO 주관업무도 맡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IPO 일정은

NH투자증권은 현재까지 세 건의 IPO를 성사시킨 상태다. IPO 건수로만 따지면 전체 증권사 중 4위 수준으로 순위가 낮지 않다.

지난 1월 동방메디컬의 상장이 이뤄진 이후 동국생명과학, 씨케이솔루션의 IPO가 완료됐다. 이중 동방메디컬과 씨케이솔루션은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대표주관을 맡아 IPO를 진행시켰다. 세 건 모두 공모규모 백억원대의 중소형 딜이었다. 대어급 딜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한 건에 천억원대의 실적을 쌓았던 만큼 IPO 건수가 많았음에도 순위는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대신증권이 올해 주관업무를 맡아 IPO를 성사시킨 기업은 아직까지는 LG CNS 한 건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신증권의 IPO 실적은 1019억원으로 NH투자증권보다 한 계단 위인 8위에 랭크됐다. 1815억원을 공모한 서울보증보험 IPO를 통해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908억원의 실적을 추가할 수 있었다. NH투자증권의 전체 실적보다 많은 금액이다.

아직 1분기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NH투자증권에게는 현재의 부진을 만회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는 확정된 일정이 많지는 않다. NH투자증권이 IPO 대표주관 업무를 맡은 TXR로보틱스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일정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TXR로보틱스 외에 수요예측 혹은 청약 일정이 확정된 IPO 건은 없다. 예비심사를 청구해 승인을 받은 기업으로는 원일티엔아이가 있다.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에서는 뉴엔에이아이, 엔알비, 삼양컴텍이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두고 있다. 단 예비심사 과정인 만큼 향후 IPO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주관 계약을 맺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형사인 만큼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굵직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파두 사태를 지목한다. 파두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IPO 기업들 중 일부가 NH투자증권을 주관사에서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NH투자증권이 씨케이솔루션의 청약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일반 청약 물량에 기재 오류를 내 혼란을 빚은 점도 앞으로의 IPO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있을 수 있는 실수이기는 하나 흔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평판에 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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