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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지역 경쟁 제한 심사' 메리츠, 담보권 실행 걸림돌 되나경쟁사에 점포 매각 검토…공정위 등 심사 탓 현실성 떨어져

남준우 기자공개 2025-03-12 0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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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와의 협상을 앞둔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이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까지 담보권을 모두 실행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쟁사인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점포를 매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역 기준 경쟁 제한성 심사'에 막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심사는 특정 지역에서 시행되는 규제나 정책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나 지방 정부가 평가하는 절차다. 심사를 진행하면 경쟁사 매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동안 MBK가 홈플러스 엑시트에 난항을 겪은 이유기도 하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조만간 홈플러스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와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리츠는 작년 5월 MBK의 홈플러스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에 참여해 이자율 8%에 1조2000억원을 빌려줬다.

메리츠는 1년 6개월 안에 대출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해 전액 회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홈플러스의 부동산 등을 신탁재산으로 관리 중이다. 신탁재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과 관계없이 담보권 실행이 가능하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매장 120여 곳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약 60여 곳에 대해 담보권을 갖고 있다. 담보인정비율(LTV)은 25%로 비교적 낮은 반면, 현재 담보가치는 5조원에 달한다. 메리츠는 1년 6개월 안에 담보권을 실행하면 1조2000억원의 대출금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보권 행사를 위해 메리츠는 홈플러스 매장의 일부를 경쟁사인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에 매각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역 기준 경쟁 제한성 심사에 따라 추후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역 기준 경쟁 제한성 심사는 특정 지역에서 시행되는 규제나 정책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절차다.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관련 지방정부 기관이 절차를 수행한다.

과거 이마트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유통 대기업이 지역 내 다른 소매점 인수를 시도할 때 이 심사에 막혀 불발된 경우가 많았다. 지역 내 다른 중소 유통기업들의 경쟁력이 제한되는 것을 우려한 조치다. 덩치가 더 커진 유통 대기업이 지역 내 납품업체 등과의 관계에서 가격 결정권을 쥐며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쉽사리 홈플러스 매장을 인수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MBK가 홈플러스를 통매각하지 못하고 지역 점포 부동산을 중심으로 엑시트를 진행한 이유기도 하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했던 칼라일그룹 역시 이 점 때문에 MBK보다 훨씬 낮은 인수가를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MBK는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약 20곳 남짓의 점포를 매각했다. 서울·경기(강동점, 금천점, 수원영통점), 대구, 부산, 대전 등 거점 도시 위주로 점포 매각을 완료했다. 나머지 약 130곳의 점포들은 중소 도시에 포진해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 수도 있다.

매장을 철거한 뒤 대지만 거래하는 방식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물 가치 제외 및 철거비 반영 등으로 실제 매각가가 담보 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대규모 고용 감소도 불가피해 사회적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메리츠의 담보권 행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지역 기준 경쟁 제한성 심사에 따라 결국 지역에 거점을 둔 유통업체에 매각해야 하는데 지역별로 이를 인수할 곳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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