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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허장 행공 CIO "이자 지급성 자산 확대, 사모신용 주목"상당기간 미국 고금리 지속 예상, 유동성 보강된 대체투자 집중

남준우 기자공개 2025-05-08 07:56:5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2월 취임했던 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CIO)가 그 능력을 인정받으며 최근 신임 CIO로 재선출됐다. 지난 임기 3년 동안 비유동 자산 비중이 높았던 행정공제회의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유연하게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작년에는 공제회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과감한 환헤지 전략을 펼치는 등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행정공제회가 9%가 넘는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이사는 시장에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금리 만큼은 과거 대비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신용 등에 집중하며 포트폴리오의 유동화 정도를 높이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35년간 금융권서 활약한 베테랑, 신임 CIO 재선출

허장 행정공제회 CIO
1963년생인 허 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석사를 공부한 뒤 1989년 동양증권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그는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DB손해보험 등 금융권의 굵직한 회사들을 거치며 35년간 커리어를 쌓아왔다.

오랜기간 투자 현장에서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자산운용 대상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쌓았다. 직접주식운용을 담당했던 시기에는 11년간 연평균 벤치마크 대비 16%p를 초과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삼성생명과 DB 손해보험 등 보험사에서 근무했던 18년 동안은 ALM(자산부채 종합관리, Asset Libability Management)에 충실한 운용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2월부터 3년간 행정공제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29일 진행된 행정공제회 대의원회에서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며 신임 CIO로 재선출됐다.

행정공제회에서의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그는 '태평양의 돌고래와 같았다'라는 소감을 내비쳤다. 그가 몸담았던 보험사나 자산운용사 등은 운용자산 규모가 훨씬 크지만, RBC(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 관리 등 다양한 자본 규제로 운용의 자유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허 이사는 "이전에 몸담았던 금융사들의 경우 덩치는 크지만 여러 규제 속에서 운용을 해야하는 '수영장 안의 고래'와 같은 느낌이었다"며 "반면 공제회의 경우 자산 규모는 작지만 상대적으로 제도권의 규제가 약한 만큼 자율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과감한 환오픈 전략, 높은 수익률 달성 기여

허 이사는 처음 CIO로 선임된 이후 공제회가 보유한 자금의 성격에 집중했다. 공제회의 회비 성격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그 속성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공제회의 경우 시중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수익률)를 냄과 동시에 연단위 지급준비금(원금+이자)을 통한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 분산 투자를 하는 것에 집중했다. 더불어 시장 환경에 따른 수익률 변동 폭을 최소하하는 것 역시 중요한 요소다.

이전까지 행정공제회는 대체투자 비중이 80%에 육박했었다. 대체투자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힘든 실물 부동산과 같은 자산들의 비중이 컸다. 당시 금리 상승기에 맞춰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있던 시기에 허 이사는 채권이나 사모신용 등 안정적인 캐리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 매입에 집중했다.

이와 더불어 AI나 테크 관련 고수익 해외 주식 매입에도 힘썼다. 더불어 환율 상승에 발맞춰 80%에 육박하던 해외 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중도 낮췄다. 공제회들의 경우 대부분 회원 지급율 이상의 수익을 내야하는 만큼 환율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환헤지 비중을 높게 유지한다.

허 이사는 환율 상승기에 환헤지 비용이 높아지는 것에 주목했다. 미국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한미금리가 역전됐다. 이에 헤지 비용을 의미하는 스왑 포인트(Swap Point)가 마이너스(-) 200bp를 기록하는 등 환헤지비용이 급증했다. 과감한 결단으로 행정공제회는 2024년 9.1%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는 "전임 CIO들의 투자 성과가 현직 CIO가 역임할 때 영향을 크게 주는 만큼 작년 투자수익률이 100% 현직 CIO의 성과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다만 환율 관련 대응이나 채권, 주식 비중 증가에 따른 수익이 일정 부분은 반영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행정공제회 수익률 추이
<출처=행정공제회 홈페이지>

◇높은 금리 유지 예상…사모신용 투자 확대 집중

행정공제회를 다시 한 번 이끌 허 이사는 지난 3년간의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금리 시기에 투자했던 이자 지급성 자산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기술적 혁신, 산업구조 변화 등에 따른 고수익 투자 자산을 선별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체투자 분야 가운데서도 높은 이자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모신용 비중을 최우선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직접 대출(Direct Lending)과 더불어 구조화·유동화증권 등 투자 대상을 분산시켜 수익률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반대로 부동산 실물 자산은 지속적으로 낮춰 비중을 30% 이하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

그는 "공제회는 회비 특성상 '상대적 고수익과 낮은 변동성'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조건을 숙명처럼 안고 운용해야 한다"라며 "결국 중위험·중수익의 대체투자 중심으로 낮은 가격 변동성 아래에서 일정 수준의 유동성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이에 따른 달러 약세 가능성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허 이사는 금리 만큼은 과거 저금리 시대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는 것은 자명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만큼 상당 기간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장기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금리 이자 수익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허 이사는 "무역 분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산재한 시장 환경이지만 미국 기준 금리 만큼은 상당 기간 3.5% 이상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에 따른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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