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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식품은 지금]확장 위한 레버리지 활용, 재무 건전성 '유지'④차입금 활용해 이천 공장 캐파 확장, 신공장 '내부 유보 자금' 활용

정유현 기자공개 2025-03-20 07:52:44

[편집자주]

샘표식품은 박진선 대표가 경영의 지휘봉을 잡은 지 30년이 돼간다. 박 대표는 주요 변곡점마다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며 업계를 이끌어 왔지만, 대외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집중해왔다.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샘표식품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K푸드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제대로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더벨은 박 대표의 행보를 계기로 샘표식품의 사업 전략과 재무 상태,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샘표식품은 글로벌 진출과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본격화한 약 4년 전부터 설비 투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2016년 이후 꾸준하게 설비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전에는 보유자금을 활용한 자본지출 전략을 구사했다. 2021년부터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투자 규모를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레버리지를 통한 지속적인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2023년부터 투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차입금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4년에는 추가적인 차입을 억제하며 재무 구조 안정화를 추진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공장 투자에 대비한 사전 재무 조정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 총 차입금 정점 찍고 2024년 안정화, CAPEX 확대 추진

샘표식품의 연결 기준 2024년 말 총 차입금은(장·단기 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는 685억원으로 전년(719억원)대비 4.63%로 감소한 수치다. 단기차입금은 전년 대비 200억원이 늘었지만 239억원 규모의 유동성 장기부채를 상환하면서 결과적으로 차입금 총계는 줄었다. 단순 부채 감축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닌 차입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샘표식품에서 차입금 변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은 2021년부터다. 설비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서 장단기 차입금을 전년 대비 늘렸다. 2020년 단기 차입금은 7억8800만원, 장기차입금은 114억원 수준이었는데 2021년 각각 159억원, 229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단기차입금 303억원, 장기차입금 245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 장기 부채까지 포함하면 2020년 137억원 수준이었던 총 차입금은 2021년과 500억원을 넘겼고 2022년에는 548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초과하는 규모의 CAPEX 투자가 진행되면서 부족한 유동성은 차입금으로 채운 것이다. 2021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20억원,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633억원 수준이었다. 2022년도 투자활동이 영업창출력을 넘어섰다.

샘표식품은 '샘표 진간장' 등이 시장 점유율 과반 이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이 있으나 장류 규제 강화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였다. 이천과 영동 공장 등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설비를 교체하고 증설을 추진했다. HMR 사업 확장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요리 에센스 '연두' 등의 생산 캐파 확장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 시기 샘표식품은 신규 브랜드도 론칭했다. 2021년 '즐거운 요리 혁명'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새미네 부엌', 정통 아시안 푸드 전문 브랜드 '티 아시아 커리'를 론칭했다.

배우 전지현을 활용하는 광고를 진행하면서 판관비 투자가 컸고 장류 규제에 따른 매출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투자는 미래 준비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였다. 캐파 확장도 도모하지만 공장에 최신 기술이 도입되면 원가 절감 및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28년 충북 제천에 신공장 건설, 정책 자금 활용 가능성 열려

투자 효과는 생산 캐파로 확인할 수 있다. 간장과 연두를 생산하는 이천 공장의 캐파가 수년째 7만8000KL에 머물러 있었는데, 2023년 8만1750 KL로 기존 대비 약 4.8% 늘었다. 1년간 작업일수와 공장을 최대로 돌릴 경우 생산될 양을 곱해서 산출한 캐파로 산출된 수치다.

생산 능력이 올라오면서 총 차입금이 700억원을 넘겼던 2023년 이후 차입 구조를 조정했다. 장기 차입을 줄이고 단기 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난해 충북 제천 산업2단지에 제조 공장을 신설하기 위한 협약을 맺은 만큼 재무 전략을 다시 짠 것으로 해석이 된다. 차입금의 변동폭은 컸으나 부채 비율은 50%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3년 말 55%에서 2024년 50.39%로 소폭 축소됐다.

2028년까지 8만1000㎡(약 2만4000평) 규모 부지에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주요 제품 생산 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신 공장에서는 샘표식품의 신성장 동력인 미생물 발효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투자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신공장 투자는 내부 보유 자금을 활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뒀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샘표식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71억원이다. 300억원 규모 단기금융상품을 합치면 유동화 가능 자산은 약 571억원 규모다.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경우 정책 자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조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샘표식품 측은 "공장 신설 및 설비 교체 등은 이미 투자 계획된 부분으로 내부 유보자금으로 충당해 나갈 예정이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요시 정책 자금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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