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동아지질, 국내서 일군 50년 토목 기술 해외서 날개①작년 최대 매출액 3934억 달성, '싱가포르·필리핀' 프로젝트 눈길…이정우 회장 창립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17 07:35:46
[편집자주]
전문건설업은 종합건설업과 달리 특정 공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 다만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업역 간 제한됐던 사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전문건설업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건설업 침체까지 더해졌지만 특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어려움을 헤쳐가고 있다. 전문건설협회가 출범 40주년을 맞은 올해 더벨은 자본시장에 상장한 전문건설사의 경쟁력과 현 상황, 나아가 미래 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지질은 반세기 넘는 세월을 '흙'에 집중했다. 기계식 터널 공사나 지반 개량 및 기초 공사 등에 기술력 증진을 이어가며 국내외에서 러브콜 받는 전문건설사로 성장했다. 해외에선 싱가포르 등을 주력 시장으로 삼아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전문건설업 외길을 걷고 있는 동아지질은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꺾인 수익성도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신규 일감 확보 등에선 선방한 가운데 착실하게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창립 54주년 앞둬, 지반 조성 시평 5위 경쟁력…이정우 회장 창업
동아지질 창업주 이정우 회장은 1970년대 초까진 지질학, 응용지질 등에 대한 학업에 매진하다 기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만 해도 걸음마 수준이던 국내 응용지질 분야 기술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1971년 3월 부산에서 '동아지질콘설탄트'라는 개인 사업체를 낸 뒤 2년 뒤인 1973년 11월 동아지질로 법인을 내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회장이 갖춘 응용지질학에 대한 전문성에서 출발한 동아지질은 기계식 터널 굴진 분야, 사면 안정 분야 등의 기술을 국내 건설현장에 최초로 적용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보링·그라우팅 공사업이나 상하수도 설비 공사업, 구조물 해체 비계, 미장 방수 조적 공사업 등에선 동아지질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0년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 2000년 대우건설의 인도 다우리강가 수로 터널 공사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다. 그 결과 2001년에는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한 킴츄안 쉴드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하면서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경쟁력을 드러낼 수 있었다. 현재 인도에 법인이 있으며 싱가포르와 카타르, 홍콩, 필리핀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동아지질은 전문건설업인 지반 조성 및 포장공사업 부문에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3215억원으로 국내 5위를 기록했다. 보링·그라우팅·파일 등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그 외에도 △수중준설 8위 △상하수도설비 15위 △구조물해체비계 25위 △도장습식방수석공 60위 등 다수의 전문건설업 역량을 겸비하고 있다. 일반건설업 분야에선 토목건축(84위)과 산업환경설비(126위)가 눈에 띈다.

◇작년 3900억대 매출, '싱가포르·필리핀' 해외 사업 날개…재무안정성 확보
동아지질 사업부문은 크게 터널과 지반, 일반건설, 엔지니어링 등으로 나뉜다. 엔지니어링을 제외하면 대부분 토목부문 매출로 인식한다. 과거 터널이나 지반 등 공사에 매출이 집중됐던 반면 최근 들어 단순 도급 사업의 비중도 늘어났다.
동아지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934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 영업이익은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3% 줄어든 9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2000억~3000억원대에서 매출액 증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외형 증가와 수익성 개선은 해외 시장이 견인했다. 매출액 3934억원 가운데 54.3%인 2138억원을 해외에서 인식했다. 전년 대비 해외 매출액 규모는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액 규모는 18.8% 역성장한 1797억원에 그쳤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처(LTA) 발주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지질은 지난해 싱가포르 LTA로부터 721억원의 달하는 매출액을 인식했다. 약 18.3%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동아지질은 대우건설 등과 함께 현지에서 지하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 현대건설과는 필리핀에서 도시철도 공사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등 해외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동아지질은 지난해 2176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전년 대비 157%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공사계약의 잔액이 전년 대비 12.4% 줄긴 했지만 1조원 이상 남은 상황이다. 연간 매출액 규모를 고려하면 3년 이상 먹거리가 남은 셈이다.
재무구조는 건전한 편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동아지질의 부채비율은 76.9%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의 합계가 1500억원을 웃도는 가운데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540억원 미만인 만큼 유동성 부족 문제는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같은 기간 미청구공사 규모가 37.8% 증가한 370억원에 달하는 점은 변수다. 지난해 미청구공사 규모는 연간 매출액의 9.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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