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아티스트 없이 팬덤만? YG플러스, 버프즈로 '도전장'자체 펀딩·커뮤니티 공간 제공 등 팬덤 직접 겨냥…MD제작·물류사업 경쟁력 '무기'
이지혜 기자공개 2025-03-17 13:38:58
[편집자주]
팬덤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0대 시절의 일시적 취미가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구축한 양강 체제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다. 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주자와 판을 흔들려는 신규 진입자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6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YG PLUS(이하 YG플러스)를 통해 팬덤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버프즈(Buffz!) 홈페이지를 열고 판매를 개시했다. 버브즈는 ‘열광자, 팬, 덕후’를 의미하는 버프(Buff)와 ‘~하는 사람들, 모임’을 뜻하는 ‘~즈(Z)’를 결합한 이름이다.브랜드 이름처럼 버프즈는 K팝 아티스트 팬덤을 위한 ‘덕질 전문몰’을 표방한다. 이는 위버스컴퍼니, 디어유 등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기존 팬덤 플랫폼은 아티스트가 직접 플랫폼을 통해 팬과 교류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삼지만 버프즈는 팬덤 커뮤니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프즈, 아티스트 교류 아닌 팬 활동 중심의 새 플랫폼 표방
13일 YG플러스는 버프즈 홈페이지를 정식으로 열었다고 밝혔다. 다만 출범 초기인 만큼 앱스토어는 아직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버프즈가 오픈 이벤트로 아이돌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이하 클유아)’의 데뷔앨범을 단독 특전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팬 참여형 이벤트도 클유아를 기반으로 진행한다. 클유아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사 SLL이 설립한 K팝 레이블 언코어(UNCORE)에 소속된 아티스트다.

버프즈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뿐 아니라 타사, 더 나아가 K팝 아티스트 팬덤 전반을 공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YG플러스 관계자는 “버프즈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관련 상품만 파는 게 아니다”며 “K팝 아티스트 전반의 팬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버프즈가 YG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쇼핑몰인 YG셀렉트와 별개로 운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타사 아티스트의 팬덤 유입을 유도해 사업의 확장성을 제고했다.
버프즈의 차별화 포인트는 팬덤 활동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아티스트 없는’ 팬덤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인 셈이다. 팬들이 필요한 펀딩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자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표적 팬덤 플랫폼 사업자로 거론되는 위버스컴퍼니나 디어유와 다른 지점이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의 교류 기능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영위한다. 이에 따라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 확보가 이들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다.
YG플러스는 이러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버프즈에 셀러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셀러는 팬 활동에 필요한 상품을 취급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응원봉 배터리, 덕질 가방, 포토카드 홀더 등 아티스트 IP를 활용하지 않는 상품만 취급해 IP 관련 분쟁을 피했다.
YG플러스 관계자는 “MD 사용 후기나 제품 개봉 콘텐츠 등이 갈수록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버프즈는 팬덤 활동이 그 자체로 유행하는 흐름을 보고 기획한 신사업”이라고 말했다.
◇YG플러스, MD 제작부터 물류까지 원스톱 서비스 강점
YG엔터테인먼트가 아닌 YG플러스가 버프즈를 직접 운영하는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YG플러스가 MD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물류 서비스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YG플러스는 △음원 유통 및 음악플랫폼을 운영대행하는 음악서비스와 △음반인쇄 제작 및 MD 등을 제조ㆍ판매하는 상·제품사업 △음반 유통 및 IP라이선싱, 에이전시 역할을 수행하는 용역 △광고와 콘텐츠 출연 관련 사업 등을 영위한다.
이 중 MD 등을 제작하는 상·제품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해당 사업부문 매출은 862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대비 152.5%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거둔 매출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긴 했지만 과거 연간 매출보다 많은 수준이다. MD 관련 사업에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YG플러스가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물류 경쟁력도 갖췄다. YG플러스는 2021년 보관 및 창고업, 포장, 시설·장비 임대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뒤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약 27억원 규모로 물류사업 관련 투자를 진행한 결과 음반과 MD에 특화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YG플러스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팬도 예약 판매 상품을 발매 당일 출고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간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팬들이 기다리지 않고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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