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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생명 M&A]사후 대책 이행에도 경영평가 '3등급 하향' 현실화금감원, 이번주 통보 예정…'리스크관리·재무상태' 부문 악재, 평가에 영향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18 12:35:1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3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인수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 따른 경영실태평가 3등급 하향 조정이 예고되면서다. 금감원은 이번주 우리금융에 등급 하향을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3등급이 확정되면 현재 진행 중인 동양생명 인수 승인 인허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우리금융은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가 불거진 뒤 내부통제, 자본적정성 분야에서 사후 대책을 이행해왔으나 등급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제 공은 금감원에서 금융위원회로 넘어간다. 우리금융은 그간의 경영 개선 노력을 금융위가 참작해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해주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감원 정기검사 지적사항, 경평에도 반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번주 내에 우리금융에 3등급 하향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분석 및 평가 항목은 △리스크관리 △재무상태 △잠재적 충격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리스크관리에서는 △이사회 및 경영진의 역할 △리스크정책, 절차 및 한도 △리스크 모니터링 및 보고 △내부통제등 4개 세부평가부문에 대해 평가한다. 재무상태와 관련해서는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을 본다. 잠재적 충격은 △금융지주회사 △여타자회사 △내부거래 등에 대해 살펴보는 부문이다.

금감원이 지난 1월 우리금융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적한 사항이 경영실태평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의 세부평가부문에 대한 지적 사항을 정기검사 결과에 명시했다.

특히 리스크관리 부문에서 평가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자본비율 열위에도 불구 고위험 자산 위주의 투자(주가지수옵션 거래 확대, NPL 사업 확충 등)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그룹 전체의 리스크를 인식·측정·관리하는 업무가 미흡하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이사회의 역할 미흡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등급 하향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M&A 안건을 리스크관리위원회 개최 전 이사회에 부의하기로 결정하는 등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게 금감원의 평가다. 또 금감원은 계약금 몰취 조항 등이 공식 이사회 석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도 문제삼고 있다.

금감원은 경영 목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말 우리은행은 기업대출을 감축을 위해 KPI를 변경했다. 은행 경영진이 지주 경영계획과 상치되도록 영업 목표를 임의 변경하는 과정에서 지주가 통제하지 못했고 자금중개 기능 훼손을 초래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금감원은 이연법인세자산 등 자본으로 보기 어려운 항목이 보통주자본에서 공제되지 않았고, 자회사가 같은 트랜치의 사업장에 공동 투자를 했음에도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파생상품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운영 리스크 위험가중자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봤다.

◇쇄신 노력 참작 안됐다…금융위로 넘어가는 공

우리금융은 금감원 정기검사 발표 전후로 쇄신 노력을 이어왔음에도 경영실태평가 2등급을 유지하지 못했다. 금감원의 지적을 수용해 우리금융은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또 검사 출신 실장이 이끄는 윤리경영실을 먼저 설립했고 내부통제위 산하 조직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도 개선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08%로 집계됐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위험가중자산(RWA)을 대폭 줄인 노력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자본비율이 여전히 열위이고 CET1비율을 추가로 개선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경영실태평가 3등급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우리금융의 경영 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건 아니다.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을 경우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이 불가하지만 금융 당국의 판단에 따라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동양생명 인수 인허가 승인을 신청했고 금융위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의 재량에 따라 인수를 허가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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