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미국 대러시아 제재 완화 검토…국내 NCC '원가개선' 기회오나저렴한 러시아 원유·나프타 수입 확대 기대…"구조적 불황 해소 역부족" 지적도
정명섭 기자공개 2025-03-20 07:23:2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협정 체결 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그간 국내 NCC 기업들은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산 저가 원유와 나프타 수입을 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중동산 원재료를 구입해야만 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체결 시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를 신속하게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앞서 재무부에 대러시아 제재 중 완화할 수 있는 사안들을 항목별로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관련 석유화학 제품들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될지가 핵심 관건이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다시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를 들여올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NCC 기업들은 원재료인 나프타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도 하고 수입하기도 한다. 수입 비중은 70~80% 수준으로 알려진다. 2021년만 해도 전체 나프타 수입 중 러시아산 비중은 23%로 가장 높았다. 나머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산 원재료 수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알제리 등으로 수입선을 바꿔야 했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인 요인이었다. 러시아산 원재료보다 중동산 원재료 가격이 3~6%가량 높았던 탓이다. 러시아산 원유는 배럴당 10~20달러 저렴(국내기업 도입 가격 대비)하고 나프타는 5% 정도 가격이 낮다고 알려졌다. 투자업계 추정에 따르면 국내 NCC 업체들은 러시아산 원재료를 들여오지 못한 이후 원가 부담이 4~5%가량 늘었다.
미국의 제재로 기존 공급처를 잃은 러시아산 원재료들은 중국과 인도 경쟁사로 향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 대비 평균 8~11%가량 저렴하게 원유와 나프타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중국의 러시아, 이란산 나프타 투입 비중은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2015~2021년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10%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하면 러시아산 원재료 사용으로 크게 강화된 중국 경쟁사의 원료 도입 경쟁력은 다소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핵심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2019년부터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제품의 자급률을 끌어올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PE 자급률은 2018년 59%에서 지난해 78%까지 올랐고 같은 기간 PP 자급률은 96%에서 121%까지 올랐다. 중국 기업들이 수직계열화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상황이라 원료 도입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국내 기업들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에틸렌 증설 계획과 악화된 미·중 통상환경에 따른 간접적 수요 위축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수급 환경은 여전히 비우호적"이라며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영업 실적은 단기간 부진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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