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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분석원 돋보기]국제신인도 '최고조' 박광 체제, 숙제는⑥FATF 권고 7개 개선 필요…일본 11개 고칠 때 한국은 1개 보완

이재용 기자공개 2025-03-19 12:33:21

[편집자주]

글로벌화·전산화로 국가 간 자금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불법 재산의 취득·처분을 가장하거나 은닉하는 '자금세탁 행위'의 위험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금융거래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범죄자금의 세탁 행위와 외화의 불법 유출·입 방지를 전담하는 기관 '금융정보분석원(KoFIU)'의 역할과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투명한 금융거래 질서 확립의 최전선에 있는 KoFIU를 들여다보고 국내 AML 기본체계와 현주소 등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광 원장(사진) 체제 금융정보분석원(KoFIU)의 국제신인도는 설립 이래 최고로 평가된다.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금지(CFT) 등의 국제기준 이행 실적을 점검하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상호평가에서 한국은 최고등급인 '정규 후속점검'에 올라섰다.

그럼에도 아직 과제는 있다. 특히 AML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FATF의 국제기준(권고사항) 40개를 모두 이행해야만 한다. 한국은 마지막 상호평가인 2020년 4차 평가에서 8개 과제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받았으나 지금까지 개선된 건 단 한 건에 그친다.

◇국내 AML·CFT 수준 한층 끌어올린 박광 원장

현재 금융정보분석원을 이끄는 인물은 박광 원장이다. 박 원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영국 버밍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금융소비자과장, 은행과장, 구조개선정책관, 기획조정관, 금융소비자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각 정부부처의 국장급들이 파견돼 정책·입법 지원을 하는 여당(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파견됐다가 지난해 인사에서 금융위로 복귀해 금융정보분석원장에 임명됐다.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가급(1급)에 해당하는 고위공무원이다.

박 원장은 금융위 안팎에서 이론과 현실의 균형감을 갖춘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현실을 우선시하는 공무원 조직의 경우 상황에 몰입하다 보면 때로 땜질식 임기응변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박 원장은 이론에 장기적인 영향까지 모두 꼼꼼하게 고려하는 업무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이론과 현실의 균형감을 바탕으로 박 원장은 우리나라의 AML·CFT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FATF의 상호평가에서 박 원장 체제 금융정보분석원은 한국의 AML체계 도입 이후 첫 최고등급(정규 후속점검 대상국) 획득을 견인했다.

2020년 4차 평가에서 미이행등급인 부분이행(PC)으로 채점된 권고사항 8(비영리단체·관리 감독 강화)을 후속평가에서 대부분이행(LC) 수준으로 개선했다. FATF 정의 비영리단체(NPO)를 특정하고 468개의 고위험 NPO를 식별하고 교육하는 등의 성과를 낸 결과다.

FATF의 상호평가 결과는 해당 국가 금융·사법 시스템의 투명성 척도로서 AML 모범국으로 공인받으면 국제 평판과 이미지가 제고된다. 특히 신용평가 기관 등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되며 글로벌시장에서 해당 국가의 금융사·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특정 비금융사업자 AML·CFT 의무 부과 등 시급

국제사회에서 모범국 중 하나로 분류됐지만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 FATF 국제기준 중 우리나라의 이행 수준은 기술평가 82.5%(40개 평가 항목 중 33개 달성), 효과성 평가 45%(11개 항목 중 5개 달성) 수준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지속적인 개선이 필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FATF 국제기준 이행과 관련한 개선은 더딘 편이다. 일본의 경우 2020년 제4차 평가 당시 우리나라보다 3개 많은 11개 항목에서 PC 평가를 받았는데 매년 개선을 거듭해 모두 제거했다. 지난해 후속평가에선 PC 평가 없이 정규 후속점검 국가로 편입됐다.

같은 정규 후속점검 국가여도 상당한 질·양적 수준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런 격차를 줄이려면 2028년 3월에 시작되는 제5차 상호평가까지 테러관련 정밀금융제재(TFS), 확산금융 TFS, 정치적 주요인물(PEPs), 비금융사업자(DNFBPs) 고객확인(CDD)·의심거래보고(STR)·감독, 법인투명성 강화 등의 항목을 정비해야 한다.

특히 특정 비금융사업자에 대한 AML·CFT 의무 부과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변호사, 회계사 등과 같은 특정 비금융사업자들은 특정금융정보법상 AML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금융 거래 규모와 민감성을 고려할 때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게 FATF 권고의 핵심이다.

법 제도의 실제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효과성 평가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AML·CFT 제도에는 효과적인 부분들이 있지만 감독 강화, 예방조치 이행, 법인 및 법률관계 남용 방지, 자금세탁범죄 수사·기소·처벌, TFS 이행 등과 관련해서 상당 부분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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