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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테크, 이전상장 고의 지연 의혹…소액주주 뿔났다 주총 안건에 코스닥 이전 주주제안…"주요 FI는 이미 엑시트, 개미 투자자 홀대"

이기정 기자공개 2025-03-24 08:42:0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넥스 상장사 나눔테크가 고의적으로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을 지연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주들은 회사가 이전상장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계획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눔테크 측은 이전상장 의지는 있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눔테크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코스닥시장 이전상장 추진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는 주주 제안으로 오른 의안이다.

나눔테크는 2005년 설립된 의료기기 기업이다. 자동심창충격기(AED)가 주력 사업이다. 성장 과정에 프리미어파트너스, 중소기업은행, NHN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NHN인베스트먼트는 현재도 지분 약 12%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있다. 코넥스시장에 입성한 시기는 2016년이다.

회사는 코넥스 입성 후부터 수차례 이전상장 계획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전상장을 위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나눔테크가 주주들에게 이전상장을 연기한다고 전하면서 주주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나눔테크의 한 주주는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일정을 연기한다고 전달을 받았다"며 "이유는 대표이사의 건강 문제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나눔테크 측은 여전히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나눔테크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나눔테크가 이전상장을 위한 요건 달성이 가능한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하기 위한 조건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 발생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이다.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1억원, 30억원 수준으로 기준을 충족했다. 다만 시가총액이 약 120억원으로 요건에 못미친다. 주주들은 이전상장을 공식화하면 주가 상승 및 시총 증대를 노려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눔테크가 계획을 미루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이전상장을 '강제'할 수 있는 투자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앞선 주주는 "코넥스 상장 후 대부분의 투자사들이 엑시트를 진행해 소액주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NHN인베스트먼트가 남아 있지만 현재 NHN이 자회사 정리를 진행하면서 신경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액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이전상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에서 무시하고 있다"며 "이전상장에 나선다는 말을 믿고 회사에 투자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나눔테크가 코넥스에서 안주하려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주주는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하면 금융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는데 나눔테크가 이를 피하기 위해 계획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사의 보수한도액을 늘리고 있고 지난해에는 임직원이 해외로 워크숍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용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 이전상장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코넥스시장까지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제안 주체 중 소액주주 및 소액주주연대의 비중이 50.7%로 2015년 27.1% 대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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