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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사 지배구조 점검]키다리스튜디오, 공격적 M&A가 낳은 '영업권 부담'다우키움그룹 계열사, 레진엔터 인수하며 급성장…3년 연속 순손실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27 09:03:09

[편집자주]

최근 국내 웹툰업계는 희망과 불안이 공존한다. 글로벌 시장의 개화로 폭발적인 성장이 찾아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품는 회사가 있는 반면 끝없는 경쟁과 현실적인 어려움에 시달려 좌절하고 있는 회사도 있다. 이에 따라 웹툰업체 간의 이합집산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그만큼 국내 웹툰업계 지형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웹툰업체에 불고 있는 인수합병(M&A) 기류를 중심으로 주요 웹툰사의 지배구조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0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다리스튜디오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로 웹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회사다. 2017년 웹툰 시장에 첫 도전장을 던진 이후 불과 5년 만에 시장을 주도하는 '골리앗'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쌓인 영업권이 수익성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키다리스튜디오, M&A로 빠르게 성장

키다리스튜디오는 키움증권으로 대표되는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1999년 다우키움그룹에 편입될 당시에는 엘렉스컴퓨터라는 사명으로 애플컴퓨터를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IT 시장 변화에 따라 사업구조를 바꿔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자책 같은 미디어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웹툰 시장에 발을 뻗은 시기는 2017년이다. 여성 독자가 많은 유료 웹툰 플랫폼 '봄툰'을 운영하던 봄코믹스를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봄코믹스는 오랜 적자로 자본잠식을 겪던 탓에 불과 4억5600만원에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8년 1월에는 아예 봄코믹스와 흡수합병했고 사명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웹툰업체로 거듭난 키다리스튜디오는 M&A 속도를 한층 가속화했다. 2019년 7월에는 도합 76억원을 투자해 유럽에서 인지도가 있는 프랑스 최초 웹툰 플랫폼 '델리툰'을 운영하는 델리툰SAS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그룹 계열사인 키다리이엔티의 웹툰 제작 사업부까지 50억5000만원에 양수했다.

결과적으로 키다리스튜디오는 2017년 기점으로 불과 2년여 만에 국내 플랫폼(봄툰), 해외 플랫폼(델리툰), 자체적인 웹툰 제작력까지 갖춘 종합 웹툰업체로 재탄생했다. 사업적으로는 키다리스튜디오가 제작한 양질의 웹툰을 봄툰과 델리툰이 각각 독점적으로 연재하는 효율적인 수직계열화 체계가 구축됐다.

◇2021년 레진엔터 인수가 성장 변곡점

2021년에는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까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했다. 당시 국내 웹툰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키다리스튜디오의 봄툰은 7위였던 반면 레진코믹스는 3위였다.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 다음이었다. 3위 웹툰 플랫폼을 삼킨 키다리스튜디오는 단숨에 대형 웹툰업체로 거듭났다.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 파급효과는 키다리스튜디오 실적 변화가 방증한다. 델리툰을 품었던 2019년 매출은 267억원에 불과했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웹툰 시장 호황기가 도래했지만 매출은 455억원이었다. 하지만 2021년 레진엔터테인먼트 인수하면서 매출은 곧장 1191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때부터 키다리스튜디오는 가시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부터 8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쓰면서 지난해 매출 2052억원을 달성했다. 웹툰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2016년(139억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매출이 15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웹툰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으로 집계됐다.

◇1400억대 영업권은 잠재적 부담

하지만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업권이 쌓인 것은 잠재적인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권 규모는 1411억원으로 총자산의 42.7%에 달한다. 만약 향후 레진엔터테인먼트 같은 주요 자회사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면 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키다리스튜디오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을 정도로 매출에 비해 수익성은 비교적 아쉬운 편이다. 해외 웹툰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투자에 힘을 쏟다보니 매출은 늘어나지만 수익성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3년엔 영업권 손상차손 146억원이 발생한 탓에 당기순손실이 무려 356억원에 달했다.

키다리스튜디오 주가가 오랜 기간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도 불안정한 당기순이익과 무관하지 않다. 이 회사 주가는 당기순이익을 내던 2021년 9월 장중 최고 2만18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적자 전환한 이후로는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최근 32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장중 최저 2980원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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