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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오너 중심 경영' 녹십자홀딩스, 외부인 통제 '정기주총''허일섭 회장·허용준 대표' 재선임, 자회사 녹십자 기반 성장 도모

용인(경기)=김진호 기자공개 2025-03-27 08: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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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외부인 출입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오너일가의 확고한 경영시스템에 따라 상당히 보수적으로 주총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 허일섭 녹십자 홀딩스 회장과 허용준 대표의 재선임 안은 모두 통과됐다. 핵심 자회사인 녹십자를 맡고 있는 허은철 대표 그리고 허 회장의 장남 허진성 경영관리본부장, 차남 허진훈씨까지 오너일가가 중심이 돼 GC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정기 주총서 오너 일가 재선임안 모두 통과

녹십자홀딩스는 26일 오전 10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목암빌딩에서 정기 주총을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외부인은 거의 없었다. 정문 앞 손님 전용 주차장에는 20여대에 못 미치는 차량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직원 혹은 거래처 차량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 참여하고자 방문한 기자의 접근을 임직원이 막아서기도 했다. 위임받은 주식까지 보유해 주총에 참여할 권리가 있음에도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만큼 외부인으로부터 주총을 철저하게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GC그룹 관계자는 "그간 엄숙한 분위기에서 주총이 진행돼 왔다"며 "위임을 받았더라도 주총에 기자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 일관된 지침이고 기자가 주총에 들어온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GC그룹의 뿌리깊게 내린 오너경영과 연관이 있다. 이번 녹십자홀딩스 주총에 오른 주요 안건으로는 최대주주인 허일섭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박용태 부회장 그리고 허 회장의 조카인 허용준 대표 등 3인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올랐다. 이에 더해 강준호 사외이사 선임안까지 모두 무난하게 통과됐다.

허일섭 회장은 2009년부터 GC그룹 회장에 오른 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5남이다. 또 허용준 대표는 허 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허영섭 선대 회장의 3남이며 2017년 녹십자홀딩스 대표에 올랐다. 허 회장과 허용준 대표는 숙부와 조카 지간인 셈이다. 박 부회장은 허 회장이 GC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당시 중용돼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문경영인이다.

이외에도 주총에서는 △제59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도 주총에서 통과됐다.

◇녹십자홀딩스 매출 2조2000억, 실적 개선 키 미국 '알리글로'

새 임기가 다시 시작된 오너일가는 실적 및 재무 안전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녹십자홀딩스는 연결 기준 2022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하고 작년에는 매출 2조20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107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111억원으로 기록됐다.


녹십자홀딩스는 해외 법인을 매각하는 등 재무개선에 힘쓰고 있다. 작년 7월 중국 화륜제약 그룹 산하 CR보야에 홍콩 법인과 중국 현지 법인 6곳을 매각하는 3500억원 규모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 주요 과제는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녹십자가 출시한 알리글로의 시장성 확대다. 혈액제제의 해외 판매를 통한 매출이 작년 2201억원으로 2023년 1809억원 보다 22%가량 증가했다.

작년 7월 녹십자는 미국에서 알리글로를 출시했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인 알리글로는 2023년 12월 국산약 중 8번째로 미국에서 승인됐다. 녹십자가 알리글로의 매출이 출시 시점부터 2~3년 내 매출 3000억원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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