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안건 리뷰]율촌화학, 감사위원회 공석 채울 방안은③감사위원 선임 의안 모두 부결, 향후 임시 주총에서 소액주주 지지 구해야
김형락 기자공개 2025-04-09 08:15:56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 운영에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을 주총에서 승인받는다. 이사회 안건과 주주제안 안건이 동시에 올라와 표 대결이 벌어지기도 한다. 각 안건은 주주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 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theBoard는 주요 기업 주총 쟁점, 부결 안건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0시3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그룹 포장재 제조·판매 계열사 율촌화학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 때 이사회 내 위원회를 완벽하게 구성하지 못했다. 소액주주들이 이사회가 추천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지지하지 않아 감사위원을 한 명도 선출하지 못했다. 추후 임시 주총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하려면 소액주주 지지를 얻어야 한다.율촌화학은 지난달 25일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 중 일부가 부결됐다. 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연대가 주주제안한 안건과 이사회 안을 저울질하면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다. 이사회 안건 중에서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감사위원 선임 등 총 3건이 부결됐다.
율촌화학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렸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6463억원으로 감사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자산총계 2조원 이상)은 아니다. 상근 감사 한 명을 두기보다 감사위원 여러 명이 감사 활동하는 게 더 객관적이라고 판단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율촌화학 주주연대는 감사위원회 설치 안건은 감사 선임 주주제안 안건을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감사위원회 도입 안건은 주총에서 원안대로 통과됐다. 율촌화학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을 총 3명으로 구성하려 했다. 이를 위해 관련 안건 4개를 상정했다. 박재흥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기존 사외이사인 아리미츠요시오 iP NETWORKS 대표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올렸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오성훈(합작 법무 법인 애셔스트화현 컨설팅 부문 대표) 씨를 분리 선출하는 안건도 있었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이 중 박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만 주총을 통과했다. 나머지 3개 안건은 부결됐다. 감사위원을 한 명도 선임하지 못해 기존 이용갑 상근 감사가 임시로 감사위원 역할을 수행한다. 율촌화학은 향후 임시 주총을 열어 감사위원을 선임·승인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 뒤 율촌화학 이사회는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사내이사는 신동윤 대표이사 회장과 송녹정 대표이사 사장 2명이다. 사외이사는 아리미츠요시오 대표와 박 교수 2명이다.

율촌화학은 지주사 농심홀딩스가 지분 31.9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창업주 차남인 신동윤 회장이 개인 지분으로 19.36%를 들고 있다. 신동윤 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보유한 2대주주다. 농심홀딩스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확보한 율촌화학 지분이 56.49%라 주총 특별 결의 의안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3% 룰'을 적용받는 안건을 주총에서 승인받으려면 다른 주주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주총에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발행 주식 총수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모든 개별 주주는 그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개별 3% 방식)된다. 이번 주총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안건과 감사위원 선출 안건을 표결할 때 농심홀딩스와 신동윤 회장은 의결권 지분이 3%로 제한됐다. 주주연대는 지분 11.27%를 결집해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감사위원 공백을 해소하려면 율촌화학 이사회와 경영진은 소액주주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주주연대는 이번 주총 때 감사 선임 외에 집중 투표제 도입, 기업 설명회 정례화(반기 1회), 보수 심의제 신설 등을 주주제안했다.
율촌화학은 농심그룹 수직 계열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농심의 라면·스낵 제품 포장지 생산을 전담하는 계열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571억원 중 32%(1484억원)가 농심에서 발생했다. 그해 영업손실은 18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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