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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Art Fair Story]노재명 아트오앤오 대표 "내년에는 손익분기 넘긴다"시장 상황 감안, 참여 갤러리들에 초고가 작품 제한…블루칩 작가 비중 축소 권고

서은내 기자공개 2025-04-18 08:07:5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3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트오앤오'가 2회차를 마무리했다. 신생 아트페어로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미술시장 분위기가 침체된만큼 행사장의 분위기는 한산했다. 페어는 주말 포함 나흘간 진행됐는데 평일뿐 아니라 주말 기간에도 방문객이 많다는 느낌은 없었다. 지난해 1회 행사보다 판매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행사를 주최한 노재명 아트오앤오 대표의 이야기는 달랐다. 노 대표는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각 갤러리마다 온도 차는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판매 성과는 지난해보다 좋아졌다"고 전했다. 아트오앤오는 방침 특성상 참여 갤러리들의 세일즈를 주최측이 세밀히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아트사이드갤러리·아라리오갤러리 등 호실적

아트오앤오는 몇몇 호실적을 거둔 갤러리들의 판매 상황을 공유했다.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김시안과 강준석 두 명의 작가로 구성된 2인 부스를 선보였다. 그 중 김시안 작가의 작품은 완판을 달성했다. 강준석 작가의 작품도 개막 초반부터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노상호 작가의 대형 설치작품 '홀리-중력과 은총', 완판 작가 옥승철의 신작 회화 '헬멧'이 판매됐다. 에이라운지에서는 '아이베이스볼-토스볼 땅볼스윙'을 박승호 박서보재단 이사장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에서는 미스터의 대표작이 프리뷰 시작 직후부터 빠르게 판매됐다. 갤러리 바톤은 올해 허우중 작가의 솔로 부스를 꾸렸으며 대표작 'Resonance1'(2024)을 비롯해 출품된 대부분의 작품이 페어 기간 내내 고르게 판매됐다.
4얼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세텍에서 열린 아트오앤오 2025.
◇고가 작품 가격대 1.4억~2.8억원 수준 형성

노재명 대표는 행사에 앞서 참여 갤러리들에 가격과 관련된 몇가지 가이드라인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출품작의 가격대를 너무 높게 잡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번 아트오앤오 2025에서 출품된 작품 중 고가에 속한 작품의 가격대는 10만~20만달러(약 1억4000만원~2억8000만원) 정도로 형성됐다.

노 대표는 "지난해에도 시장이 좋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더 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며 "상황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 작품이 출품되면 전체적으로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를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은 경제 상황을 따라간다. 주식, 부동산 등 올해 경제 전반의 상황이 좋지 않으므로 이를 후행하는 미술품 거래시장 역시 홀로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에서다.

노 대표는 "블루칩 또는 큰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할 수는 있겠으나 그 비중을 2024년 열린 1회차 페어 때 보다 줄이면 좋겠다는 뜻도 공지했다"고 말했다.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게 형성된다.

◇주최측 재무성과, 손익분기 조금 못미쳐

페어 주최측인 아트오앤오의 이번 2회차 실적을 놓고 보면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는 첫 회차였던 만큼 홍보나 각 갤러리들에 대한 지원 성격의 비용들이 많았던 탓에 손실이 컸으나 올해는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갤러리들의 판매 수익과 주최측의 수익은 별개다. 아트페어 주최측의 수입원은 크게 행사 티켓 수익, 참여 갤러리들의 부스참여비 수익,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기타 수익 등으로 나뉜다.

노 대표는 "금전적인 사정을 볼 때 주최측이 이익을 많이 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작년보다는 훨씬 좋아졌고 거의 손익분기점 언저리에 도달했다"면서 "내년과 내후년 3~4회차 정도에는 더이상 손실을 걱정할 상황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오앤오를 처음 만들때부터 사업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방향을 세운 게 아니었다"며 "참여 갤러리들을 많이 유치하는 식으로 투자를 늘렸다면 수익이 훨씬 더 증가했겠으나 그보다는 페어 자체의 퀄리티, 작가 작품 퀄리티를 위해 확장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4얼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세텍에서 열린 아트오앤오 2025.

◇'다르지만 같은' 두 프라이빗 컬렉션 전시 호평

특히 '아트오앤오 2025'에서 호평을 받은 건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과 윤영준 이젤 대표의 컬렉션 전시였다. 아트오앤오는 1회차 때부터 국내 대표 컬렉터들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별도 코너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두 명의 컬렉터 소장품이 소개됐다.

김희근 회장의 소장품 전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백남준, 요셉 보이스 등 마스터들의 드로잉과 소품들로 구성됐다. 김 회장은 40년 이상 컬렉션을 해온 국내 미술계 대표 인사다. 윤 대표의 컬렉션에는 젊은 세대의 컬렉션 답게 미리암 칸, 상탈 조페, 김지희, 바네사 다 실바 등 11명의 동시대 작가가 담겼다.

노 대표는 "아트페어가 꼭 마켓만을 얘기하는 곳은 아니며 컬렉터들의 모습도 섞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컬렉션에는 한 개인의 취향이 묻어나는데 이번에 나온 두 컬렉터는 나이도 다르고 컬렉션도 달라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같은 것을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남준, 요셉 보이스, 바젤리츠 등이 지금 우리에게 마스터로 평가받는 이들이지만 과거 김 회장이 작품을 수집을 할 당시에는 동시대 작가였을 것이란 의미"라며 "윤 대표의 동시대 컬렉션 작가들이 시간이 지나 마스터가 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거장의 작품 중 소품이나 드로잉, 판화도 충분히 좋은 컬렉션이 될 수 있다"며 "김 회장의 컬렉션에는 비싸고 큰 거장들의 작품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더 그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표는 국내 대표 MZ 컬렉터로 미술계에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백여점의 컬렉션을 외부에 공개하며 유명세를 탔고 지난해부터는 아트페어 아트오앤오를 열면서 더 조명받고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 수가 많아지는 컬렉션을 어떻게 꾸리고 보관할지, 이것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게 된다"며 "컬렉터들이 더 많은 생각을 나누고 컬렉션을 나눌수록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본다"며 "많은 분들과 더 재미있게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아트오앤오 2025에 전시된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의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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