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HD한조양 독점공급' 세진重, 대형 3사 다 잡은 배경은⑥한화오션·삼성중공업으로 고객사 확대…생산능력 강화·LPG 시장 호황 덕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25 07:22:06
[편집자주]
조선 기자재 산업은 전방사업인 조선업과 명운을 함께한다. 조선사 빅3와 지금의 호황기도 동시에 겪지만 과거 불황기도 같이 헤쳐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쟁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 기업이 있는 반면 조선 기자재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알짜 기업도 여럿이다. 살아남은 곳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장전해 뒀다. 더벨이 조선 기자재 분야의 키플레이어들을 찾아 기업의 비기와 전망, 경영 환경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등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들에 데크하우스·가스탱크 물량을 독점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분야의 글로벌 1위 자리를 점한다. LPG 운반선 시장 등에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등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해서다.국내 조선사들은 계열사나 주요 파트너 기업을 두고 주요 기자재를 안정적으로 납품받는 전략을 쓴다. HD한국조선해양에게는 세진중공업이 파트너 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주력 납품 조선사를 둔 기자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조선사에게는 납품이 어렵다.
세진중공업은 지난해부터 한화오션·삼성중공업과도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국내 대형 조선 3사에 주요 기자재를 모두 납품하게 됐다. 시장 호황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준비해둔 세진중공업에게 기회가 트였다.
◇HD현대중공업·미포조선 장기 파트너십…독점 공급 기반
세진중공업의 성장동력은 명실공히 HD한국조선해양이다. 단적인 예가 양사간의 거리다. 세진중공업에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거리는 9km에 불과하다. 해상 운송으로 1시간이면 기자재 배송이 가능하다.
HD한국조선해양과의 인연은 20년이 훌쩍 넘었다. 과거 현대중공업이 계열사 현대기업금융을 통해 세진중공업의 지분 약 15%를 취득하기도 했다. 현재는 지분 관계가 없지만, 양사가 과거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오면서 각사 출신의 임직원들이 상대방의 회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잦았다고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했다.
세진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 조선3사의 인근에 위치하면서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받아왔다. 지난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까지 고객사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전에는 사실상 HD한국조선해양의 물량이 세진중공업의 매출액을 채웠다.
특히 HD현대의 조선 3사를 포괄하는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1위다. 세진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의 물량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1위 수성이 가능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LPG 운반선 시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점유율이 전세계에서 약 50% 가깝게 올라왔다"며 "여기에 납품하는 탱크를 세진중공업이 모두 가져가다보니 글로벌 1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선 3사 다 잡았다…생산능력 확대·LPG 시장 호황 덕
그동안은 주요 기자재 기업과 조선사들이 각각 파트너십을 맺은 공급·납품처에 집중해왔다. 다양한 납품처를 지향하기보다는 한 곳의 수요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조선사와는 납품 계약을 흔히 맺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세진중공업이 스스로 '고객사 다변화의 원년'이라고 칭했다. 국내 대형 조선3사와 모두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다.
두 가지 배경 때문이다.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고도 생존한 조선 기자재 기업이 많지 않다. 그중 세진중공업이 가장 사세를 확실히 지키며 살아남았다. 국내 조선소의 수주는 다시 늘었는데 납기일을 지킬 수 있는 기자재 기업이 많지 않으니 수요가 몰리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LPG 시장이 급성장했고, 국내 조선사들이 LPG 운반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해당 부품 수요는 더 늘었다. 국내 조선3사가 글로벌 LPG 운반선 수요의 9할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매출 반영 시작, 연매출 성장 '신호탄'
세진중공업은 지난해 6월 한화오션과 데크하우스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191억원 규모로 2023년 매출액 대비 4.95%에 달했다. 계약 기간이 올해 1분기로 올해 매출액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삼성중공업도 처음으로 세진중공업에 LPG 탱크 2척을 주문했다. 초도품이 이미 출하된 상태다. 삼성중공업이 EPS로부터 수주한 8만8000CBM(Cubic Meter)급 VLGC에 탑재된다.
일찌감치 생산능력을 확충해둔 덕이다. 데크하우스와 가스탱크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이 주력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세진중공업은 연간 100~130척의 데크하우스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선실 제작사다. 카고 탱크는 연 20~30척 생산이 가능하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80억원과 450억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충했다.
지난해 세진중공업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생산설비 투어를 진행했다. DS투자증권은 지난해 발간한 '세진중공업-경쟁력 세계 1위 기자재 업체' 리포트를 통해 세진중공업이 선제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20% 이상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매출 기준 5000억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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