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세진重, 매출 감소에도 이익 확대…'국내 유일' 탱크 경쟁력⑤'LPG탱크·데크하우스' 포트폴리오…수주잔고 3600억, 실적 '바로미터'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25 07:19:16
[편집자주]
조선 기자재 산업은 전방사업인 조선업과 명운을 함께한다. 조선사 빅3와 지금의 호황기도 동시에 겪지만 과거 불황기도 같이 헤쳐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쟁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 기업이 있는 반면 조선 기자재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알짜 기업도 여럿이다. 살아남은 곳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장전해 뒀다. 더벨이 조선 기자재 분야의 키플레이어들을 찾아 기업의 비기와 전망, 경영 환경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은 최근 3년간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흐름과 세진중공업의 주력 제품이 잘 맞물린 덕이다. 조선업 호황기와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흐름 속 세진중공업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찾는 비율이 늘었다. 원가도 낮아지며 이익률이 순항하고 있다.세진중공업은 국내 조선 기자재 기업 중 유일하게 LPG 탱크를 제조한다. 또 다른 고수익성 제품으로 꼽히는 데크하우스도 주력 분야다.
주력 납품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쾌속질주 속 세진중공업도 안정적인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주잔고 중 기납품 실적이 5% 수준으로 남은 수주잔고가 1년치 매출액에 비견한다. 이연 물량도 올해 반영되면 매출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들의 성과도 실적을 뒷받침한다.
◇매출 줄고도 수익성 확대…고부가 제품·원가하락 시너지
세진중공업은 데크하우스와 독립형 가스탱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조선 기자재 업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52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매출액이 4100억원, 2023년 매출액이 3848억원으로 3년째 매출액이 축소되는 추세다.
영업이익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24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335억원으로, 지난해 359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6.08%에서 8.72%로, 지난해 10.21%로 상승했다.
세진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건 15년 만이다. 조선업황이 살아나기 전인 2021년과 2022년에는 영업이익률이 0~1%대 수준이었고 영업이익도 수십억원대에 그쳤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매출원가 하락이 수익률을 높였다. 매출원가는 2022년 3627억원에서 2023년 3282억원, 지난해 말 2938억원으로 줄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기자재 분야의 원자재 단가가 좋아지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로 세진중공업 베트남법인과 동방선기, 과거 STX그룹에 속했던 일승 등이 있다. 환경장비와 조선 LNG 사업 등을 영위하는 일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25억원으로 나타났다. 조선·플랜트용 배관을 만드는 동방선기가 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양사의 영업이익률도 두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친환경 선박 수요와 맞물린 포트폴리오
다른 조선 기자재 기업과 마찬가지로 조선업 호황의 수혜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세진중공업이 더 수혜를 본 이유가 있다.
주력 제품인 LPG 탱크와 데크하우스가 시장 상황과 잘 맞물렸다. 세진중공업의 포트폴리오는 크게 가스탱크와 데크하우스로 양분된다. 플랜트 부문은 2022년 이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보조 수익으로는 고철 매각 등 기타 매출이 일부 잡히는 구조다.
선박 교체 흐름 속 친환경 선박 개조 수요가 겹쳤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VLGC, VLAC, VLEC 등으로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선박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기업리서치센터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은 이 친환경 대체연료 가스선의 탱크 제작에 특화돼 있다. 인도 스케줄에 따라 아직 이 수요가 매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전체 매출액에서 내수 비중이 91%를 넘는다. 주력 납품 기업의 특성 때문이다. 세진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과 오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글로벌 1위 조선사다.
세진중공업이 해당 조선사들의 데크하우스와 LPG 탱크 외주 물량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비중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수출 비중도 베트남에 설립된 현지 법인이 현지 고객사인 현대비나신에 납품하는 데크하우스 물량인 것으로 예상된다.
◇1년치 매출액 비견하는 수주잔고…매년 늘어나는 탱크 인도량
세진중공업은 2024년 말 기준 수주 잔고 3605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 수준을 뛰어넘는 규모다. 전체 수주액 3785억원 가운데 기납품 실적은 180억원 수준이다.
잔여 인도분이 사실상 95%를 차지하는 셈이다. 현재 쌓아둔 수주잔고만으로도 향후 1년의 일감은 걱정이 없다. 수주잔고는 데크하우스와 가스탱크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고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전했다.

주력 납품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세진중공업 매출의 바로미터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조선 분야의 수주잔고는 72조1686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특히 탱크의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탱크 물량이 9척이었는데 올해는 20척의 인도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30척의 인도가 예정돼 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올해는 탱크 물량이 전년도 대비 두 배 가깝게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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