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외형 성장에도 순익은 감소 현금서비스·카드론 늘었지만 대손비용에 발목…연체율도 우상향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29 12:45:03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순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영업수익은 소폭 늘었지만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증가, 건전성 악화 등 복합적 요인이 수익성을 압박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을 비롯한 핵심 수익성 지표도 하락했다.◇1년 전보다 순익 4% 감소…외형 컸지만 실속 줄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1분기 6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38억원) 대비 3.8% 감소한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회복 둔화 등 악재로 대부분 카드사들의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영업이익도 823억원에서 798억원으로 3% 감소했다. 외형상 수익 규모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익성 지표는 하락세를 보였다. 총자산이익률(ROA)이 1.19%에서 1.06%로 0.13%포인트 하락했다.

단순한 업황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카드는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계속했다. 총 금융자산 규모가 확대됐고 카드 이용액과 카드대출 자산도 증가했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 비례해 비용도 급증하면서 순이익이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가장 큰 부담은 이자비용 증가였다. 현대카드 1분기 이자비용은 1908억원으로 전년 동기(1701억우너) 대비 12.1% 늘어났다. 현대카드 측은 "금융자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며 "신규 차입금리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이익 구조에서는 무게중심이 무너진 모습이다.
이는 현대카드가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도 자산을 확대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적 방어를 위한 외형 확대 전략이 오히려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본업인 카드수익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분기 카드수익은 4197억원으로 전년 동기(4112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지난해 1분기 1조5592억원에서 올 1분기 1조7642억원으로 13% 늘었다. 자산 기준으로도 현금서비스 잔액은 6358억우너에서 7396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카드론 자산도 5조51억원에서 5조9039억원으로 17.5% 늘어났다. 현대카드가 금융상품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자 리스크를 감수하며 대출 자산을 늘리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자산 확대가 리스크 비용 증가로 직결됐다는 점이다. 1분기 대손비용은 1239억원으로 전년 동기(894억원) 대비 38.6% 증가했다. 특히 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의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확대가 잠재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가 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14.2%로 전년 동기(115.1%) 대비 0.9% 줄었다. 대손비용 급증이 순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권 전체로는 선두권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 4월부터 리스크관리 강화 추가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체율, NPL비율 모두 악화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1분기 말 기준 현대카드 연체율은 1.21%로 전년 동기(1.04%)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말(1.08%)과 비교하면 0.13%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2024년 0.71%에서 올 1분기 0.8%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자산 관리보다 질적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운영 효율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2097억원에서 올 1분기 2191억원으로 4.5% 증가했다. 판관비가 순이익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으로 늘었다. 인건비나 마케팅비용, IT 인프라 투자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에는 악재가 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외형 성장으로 영업수익이 개선됐지만 시장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손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카드업 불황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지만 외형 확대 전략이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그치고 있다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및 연체율 상승 등은 모두 성장의 이면을 보여준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확대가 단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건전성 악화와 부실 증가 위험을 수반한다. 향후 현대카드가 자산의 질 관리 및 리스크 관리, 운영효율성 제고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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