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자금조달 리포트]하나F&I, 만기 늘리고 신용은 올렸다②CP 비중 줄이고 회사채 확대… 신용등급 A+로 상향, 안정적 조달 구조 확립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28 12:49:10
[편집자주]
부실채권(NPL) 전업투자사의 성패는 자금조달에서 갈린다. 얼마나 싸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가 수익 실현으로 이어진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NPL 전업투자사의 영업 역량이다. 5개 주요 NPL 전업투자사의 조달경쟁력을 통해 이들이 처한 현실과 전략 과제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5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F&I가 조달 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성 기업어음(CP) 중심의 조달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성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신용등급 역시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부실채권(NPL) 전업투자사 중에서도 상대적 우위를 확보했다.금융당국의 부실채권 정리 독려에 따라 NPL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상황 속 하나F&I가 조달 비용과 구조의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하며 유리한 영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신용등급 A+로 상향… NPL 전업사 중 두 번째
하나F&I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기준 기존 A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국내 5개 NPL 전업 투자사 중 유암코(AA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모회사인 하나금융그룹의 지원 가능성에 더해 조달구조 안정화와 수익기반 확대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같은 은행계열 전업사인 우리금융F&I는 2022년 출범한 신생사로 현재 A0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F&I와 키움F&I도 각각 A0, A- 등급에 머물고 있어 하나F&I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신용등급의 차이는 조달금리 차이로 이어진다. 2024년 하나F&I가 발행한 회사채 평균 금리는 4.22%였다. 이는 같은 해 유암코(AA0)의 평균 조달금리인 3.79%보다 약 40bp 높은 수준이다. 반면 증권계 NPL 전업투자사인 대신F&I의 회사채 평균금리는 4.6%로 하나F&I보다 약 40bp 높았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회사채 시장에서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나F&I의 A+등급은 향후 자금 조달 비용 절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P 비중 줄이고 회사채·차입금 늘려
하나F&I는 단기성 자금 중심이던 조달 구조를 개선하며 만기 안정화를 도모했다. 특히 CP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와 은행 차입금의 비중을 확대해 주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F&I의 총 조달잔액은 2조4411억원이었다. 이 중 회사채는 1조2060억원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CP는 6300억원(26%), 은행차입금은 6051억원(25%)이었다.
전년 대비 변화폭이 크다. 2022년 기준 CP 비중은 40%에 달했지만 2023년 말에는 26%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채 비중은 40%에서 49%로 늘면서 만기 구조가 보다 장기화됐다. 차입금 비중도 20% 중반대로 유지되며 전체적으로 조달 구조의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달구조가 안정화되며 부채 만기 분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 기준 하나F&I의 1년 미만 만기도래 부채 비중은 72%에 달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비중이 66.1%로 낮아졌다.
단기 CP 중심의 조달을 줄이고 장기성 회사채 및 은행 차입금을 늘린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NPL 자산의 매입부터 회수까지 3~5년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를 감안하면 만기 구조의 장기화는 영업 및 유동성 측면 모두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나F&I는 2023년 영업자금 확보를 위해 2조4411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전년(1조8392억원)보다 약 6000억원 많은 규모다. 금리환경이 안정화 추세에 들었지만 이자비용은 늘었다. 2023년 이자비용은 1088억원으로 전년(859억원) 대비 약 230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에 따른 비용도 늘어난 셈이다. NPL 시장 확대에 대응해 더 많은 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자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하나F&I의 NPL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나F&I는 채권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은행 차입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은행 차입은 시장 금리에 덜 민감하고 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조달 비용이 더 높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작년 하나F&I의 은행 차입금 금리는 4.19~5.59% 수준에서 형성됐다. 회사채(4.22%)나 CP(3.65%~4.23%)보다 최고 200bp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차입금 같은 고비용 조달 수단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는 이유는 조달구조의 분산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나F&I의 신용등급 상향은 2025년 이후 조달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발행된 회사채나 차입금의 대부분은 기존 신용등급 기준으로 계약됐기 때문이다. 향후 신규 조달 시점부터 A+ 등급을 반영한 금리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F&I는 향후 조달비용 절감과 동시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 구조의 질적 개선이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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