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재무 분석]'2000억 현금 창고'는 어떻게 만들어졌나①브랜드와 '백종원' 인지도 기반 가맹사업 성공, 팬데믹·IPO로 재무 체력 완성
박기수 기자공개 2025-05-13 08:14:23
[편집자주]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질 않고 있다. 주가는 하락하고 백종원 대표의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훼손됐다. 다만 위기는 잘 극복한다면 기회이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THE CFO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더본코리아를 재무의 관점에서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지금의 더본코리아를 만든 재무적 사건들과 백 대표 외 '키맨'들을 통해 더본코리아의 현주소와 재도약 가능성을 점쳐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5시1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최근 여러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라와 있지만 명실상부 국내 외식업 신화를 쓴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IMF 등 각종 풍파를 겪으면서 일궈냈던 브랜드들은 백 대표의 인생을 건 도전들이었다. 그 중심에 있었던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사업가적 야망과 국위선양의 의지가 담겨 있는 기업이다.더본코리아는 최근 백 대표의 여러 논란으로 주가에 타격을 받았다. 더본코리아의 성장을 일궈냈던 '백종원'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도 맞다. 어찌 보면 IMF로 10억원이 넘는 빚을 진 상황에서 대패삼겹살로 역전에 성공했던 20여 년 전 이후 최대 위기라고도 볼 수 있다.
회사가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때 재무 상태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그 타격은 배가 된다. 백 대표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더본코리아의 재무 체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더본코리아가 위기를 극복할지 여부는 탄탄한 재무 체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
◇작년 말 순현금만 2208억, IPO 전에도 1000억 육박
더본코리아는 우선 '은행 빚'이 없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순현금만 2208억원이다. 물론 기업공개(IPO)로 97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효과가 있었지만 IPO 전에도 더본코리아의 금고에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있었다. IPO 전인 2023년 말 더본코리아의 순현금은 913억원이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더본코리아의 연결 자산총계는 3527억원이다. 이중 현금성자산이 2286억원이다. 자산의 65%가 현금이다. 제조업은 물론이고 IT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현금 비중이다. 회사가 직접 점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를 판매하는 '가맹 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재무구조다. 신사업 진출이나 주주 환원, 혹은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타개책 마련에 필요한 재원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2%로 상당히 낮다. 부채도 금융권 차입금 76억원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미지급금과 재료보증금 등 영업성 부채다. 종합하면 더본코리아의 재무구조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합격점을 줄만 하다.
◇마리텔로 쌓은 인지도, 가맹 사업 '시너지'…코로나 때 '배달'로 반전
더본코리아의 성장은 브랜드 론칭과 백 대표의 방송 출연과 맞닿아 있다. △대패삼겹살 상표 등록(1998년) △한신포차(1997년) △본가(2002년) △새마을식당(2005년) △빽다방(2006년) △홍콩반점0410(2006년) △미정국수0410(2008년) △백스비어(2009년) △성성식당(2009년) △제순식당(2010년) △역전우동0410(2011년) △롤링파스타(2018년) △연돈볼카츠(2021년) △빽보이피자(2021년) △백술도가(2022년) 등 끊임없이 브랜드를 론칭했다.

백 대표 개인적인 방송 활동은 2015년이 발화점이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됐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백 대표는 고정 멤버로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친근한 이미지로 굳어지면서 시청자들의 호감을 쌓았고, 이는 곧 가맹 사업 위주의 더본코리아 매출에는 굉장한 호재였다.

실제로 2014년 9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더본코리아는 '마리텔' 출연인 2015년과 2016년에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보인다. 2015년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1239억원, 2016년에는 1749억원을 기록했다.
마리텔 출연 이후 백 대표는 △집밥 백선생(2015~2017년) △백종원의 3대 천왕(2015~2017년) △백종원의 푸드트럭(2017년) △백종원의 골목식당(2018~2021년) △맛남의 광장(2019~2021년) △백종원 클라쓰(2021~2022년) △장사천재 백사장(2023~2024년) △흑백요리사(2024년) 등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더본코리아가 한 층 더 성장한 계기는 코로나19 시절이다. 매출 흐름을 보면 코로나가 덮쳤던 2019년 1390억원으로 2018년 1776억원 대비 소폭 꺾였다가 2020년 1507억원, 2021년 1941억원, 2022년 2822억원, 2023년 4107억원으로 매출이 대폭 상승한다. 팬데믹으로 외식은 급감했지만 '배달'을 돌파구로 택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던 전략이 적중했다.

매출 상승기인 2021년부터 더본코리아의 재무 체력도 비약적으로 좋아진다. 현재의 '현금 창고' 더본코리아를 만든 계기가 코로나19 시절 경영 성과와 IPO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본코리아의 2021~2023년 순이익은 각각 116억원, 160억원, 209억원으로 100억원 미만을 내던 2010년대 대비 순익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현금성자산으로 치환됨과 동시에 사내에 축적됐다. 사업 구조상 큰 자본적지출(CAPEX)이 필요 없는 더본코리아로서 '회사의 현금 창고화'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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