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릴레이 인터뷰]"펀드매니저 편향 넘는다…시스템 기반 스노우볼의 도전"최보근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MDD 방어 최우선…퇴직연금 일임시장도 공략"
박상현 기자공개 2025-05-15 14:48:0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0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운용업계에 몸담으면서 시스템 기반 투자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사람이 직접 운용하는 이상, 편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로보어드바이저(RA) 알고리즘에 따라 운용하는 투자일임 상품 ‘스노우볼’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다.”
최보근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지난달 25일 더벨과 만나 투자 일임 상품 스노우볼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최보근 대표는 2013년 알펜루트투자자문이 설립될 때부터 함께 한 창립 멤버다. 동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유진자산운용 등을 거친 퀀트 애널리스트다.
최보근 대표는 시스템에 의한 운용을 강조했다. 그는 그간 운용업계 현장에 있으면서 펀드 매니저가 사람이기 때문에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시스템화’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회고했다.
최보근 대표는 “어느 매니저의 수익률이 –10%라고 가정하자. 누군가의 돈을 받아 운용하는 매니저는 수익자나 조직 내 압박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보니 몇 개월 버티면 반등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윗선의 헛기침 한 번에 주식을 사고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최보근 대표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그가 3년 전부터 스노우볼을 기획한 이유다. 당시 알펜루트운용은 환매 중단 사태를 겪은 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기도 했다. 최보근 대표는 스노우볼이 스테디셀러로 부상, 회사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다.
알펜루트운용은 스노우볼 개발 과정에서 IT 기업 트리플더블과 협업했다. 최보근 대표는 “‘핀테크(FinTech)’에서 알펜루트운용이 ‘핀(금융)’, 트리플더블이 ‘테크(기술)을 맡았다”고 전했다. 알펜루트운용이 운용 기법을 제시하면 트리플더블이 이에 맞는 알고리즘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 덕에 20여년의 운용 노하우가 집약됐다는 게 최보근 대표 설명이다.
그렇다면 스노우볼의 운용 스타일은 무엇일까. 경제 국면별 상승세를 보이는 다양한 자산을 시의성 있게 편입하는 것이다. 알펜루트운용은 S&P500과 물가상승률, 실업률, 장단기 금리차 등을 통해 국면을 판별한다.
그리고 △미국 대표주 △미국 전통주 △미국 기술주 △선진국 대표주 △신흥국 대표주 △글로벌 소형주 △미국 국채 △전세계 대표주 △미국 회사채 △미국 부동산 △금 △원자재 등 총 12개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의적절하게 담는다. 지난달 기준 원자재 ETF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70%를 차지했다는 후문이다.
최보근 대표는 “자산가격은 길고 완만한 상승구간과 짧고 가파른 하락구간의 반복”이라며 “미래를 섣부르게 예측하기보다 시스템에 맞춰 시장에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두자릿 수 수익률을 목표로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손실폭(MDD)을 막는 것”이라며 “발바닥에 사서 머리에 파는 것보다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것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최보근 대표는 삼성전자와 압구정현대아파트를 들어 투자자들이 수익률보다는 MDD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2년 1월 삼성전자와 압구정현대에 10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자.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전자는 1639%, 압구정현대는 403% 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삼성전자보다 압구정현대를 좋게 보는 이유는 MDD가 적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와 압구정현대의 MDD는 각각 –40%, -17%다.
최보근 대표는 MDD 방어에 최우선하는 스노우볼이 지난해보다 올해 더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올 들어 S&P500이 SPY 기준 8.4% 가량 하락했는데 스노우볼 포트폴리오는 하락 수준이 3%”라며 “빠질 때 덜 빠지는 전략인 만큼 올해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이러한 전략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보근 대표는 스노우볼을 통해 퇴직연금 일임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알펜루트운용은 스노우볼 알고리즘을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올린 상황이다. 테스트는 오는 11월경 종료될 예정이다. 알고리즘 상 큰 문제가 있지 않는 한 테스트는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퇴직연금용 스노우볼 알고리즘은 기존 스노우볼 포트폴리오와 유사하다. 다만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 방식이다. 퇴직연금 계좌 주식 등 위험자산을 전체 계좌잔액의 7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최보근 대표는 "금융상품은 검증이 필요하다. 알고리즘 테스트가 종료될 때까지 스노우볼이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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