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릴레이 인터뷰]"AI와 사람의 조화…삼성운용과 연금일임 파트너십"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대표 "하이브리드형 RA 앞세워 DC형 자문도 활발"
박상현 기자공개 2025-05-14 10:48:4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13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RA) 전문운용사 쿼터백자산운용이 퇴직연금 RA 일임 사업을 시작한다. 다른 RA 사업자와 달리 종합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협력한다는 게 특징이다. 쿼터백운용은 업계 1위와 함께하는 만큼 서비스 전반에서 효율화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이와 별개로 쿼터백운용은 인공지능(AI)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브리드형 자산관리(WM)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RA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하이브리드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조홍래 쿼터백운용 대표(사진)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쿼터백운용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조홍래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매니저로 근무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초분산 투자 상품인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여럿 운용했다. 이후 2015년 쿼터백 창립 멤버로 합류, 2020년부터 쿼터백운용의 수장을 맡고 있다.
쿼터백운용은 지난달 14일 삼성운용과 함께 삼성증권에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를 개시했다. 쿼터백운용이 RA 알고리즘 개발과 운용을 맡고 삼성운용이 상품 마케팅 전반을 책임진다. 알고리즘은 양사가 공동 소유한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금융사 중 이러한 협력 형태를 띠는 곳은 쿼터백운용과 삼성운용이 유일하다.
조홍래 대표는 양사의 협력에 대해 서로의 니즈를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쿼터백운용의 RA전문성과 삼성운용의 브랜드 마케팅이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쿼터백운용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적 차원에서 대형사에 밀릴 수밖에 없는데, 삼성운용과 함께해 부담을 덜게 됐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종합운용사들은 RA 알고리즘 및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외주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종합운용사의 RA 부서 인력은 10명이 채 안되는데, 이들만으로는 RA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반면 RA사의 경우 회사 전 인원이 RA에 투입돼 알고리즘과 CS, 오퍼레이트 등 일련의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
조홍래 대표는 “RA사는 전체 인력과 기업의 구조가 RA를 위해 존재한다. 알고리즘, CS, 오퍼레이트 등 일련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 잘 모를 수 있겠지만 RA만 놓고 본다면 종합운용사보다는 RA 기업들이 가진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삼성운용이 여타 RA사 중 쿼터백운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홍래 대표는 쿼터백운용의 알고리즘 설계 및 운용의 전문성을 꼽았다. 그는 “쿼터백운용 1세대 RA사로서 2015년부터 여러 경기 사이클들을 겪어 온 만큼 노하우가 많이 쌓여있다고 자부한다”며 “1회차 통과했던 테스트베드 성과가 모든 타사에 비해 가장 높다는 점도 유의미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재무건전성도 큰 도움이 된 모습이다. 그간 여러 RA사들은 수익성에 고전해 왔다. 이 때문에 많은 RA사가 금융위가 내건 자본요건을 충족하고자 증자·감자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쿼터백운용은 애당초 이로부터 자유로웠다.
조홍래 대표는 “대표 취임 후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다”며 “자산운용사는 수익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언제까지 투자가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고민하지 않으면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실제 쿼터백운용의 지난해 실적은 주요 RA사를 뛰어 넘는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38억원, 8억6000만원 수준이다.
조홍래 대표가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대면 WM 시장 공략을 짚었다. 조홍래 대표는 “RA는 비대면 시장에서만 활용된다는 오해를 많이 하신다”며 “사실 비대면 시장보다 대면 시장의 규모가 훨씬 크다. 이 지점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쿼터백운용은 현재 AI와 인간이 함께하는 하이브리드형 W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홍래 대표는 2022년 FA(Financial Advisor) 제도를 도입했다. FA는 일종의 '자산관리 고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고객은 상품 가입 전 FA를 통해 자신에게 자산관리 전반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은퇴를 목전에 둔 중장년층은 인컴형 상품을, 사회초년생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미국주식 상품을 추천받는 방식이다.
그는 “사실 RA 솔루션이 잘 나와 있어도 고객 입장에서는 투자를 잘하고 있는지 불안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특히 재무적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 고객들은 IT 서비스에 친숙하지 않아,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받고 싶은 고객에게 직접 일대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람이 바로 FA”라며 “RA 시장이 가장 큰 미국을 보더라도 100% 자동화된 RA보다 하이브리드형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쿼터백운용은 여타 RA사들이 진입하지 못한 확정기여(DC)형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현재 RA 일임 서비스는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만 가능한 상태다. 그렇다면 쿼터백운용은 어떻게 DC형 계좌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
바로 자문형 상품이다. 다만 쿼터백운용의 자문 서비스는 단순 포트폴리오 추천과는 거리가 멀다. 조홍래 대표는 “고객의 DC형 계좌를 쿼터백운용의 자체 시스템에 연동한다”며 “고객의 DC 계좌가 실제 자문한 포트폴리오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자금 유출입은 어떤지 등을 면밀히 분석한다”고 했다.
쿼터백운용은 현재 삼성증권 고객에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홍래 대표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증권사들은 은행의 퇴직연금 고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서비스가 타 증권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쿼터백운용은 최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쿼터백 마호가니 일반사모투자신탁'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자체 RA 전략인 테마로테이션을 채택한다. 대형 성장주인 빅테크 기업에 20%를 투자하고 나머지 80%는 변화하는 국면에 적합한 주식을 담는다. 일임 시장에서의 성과에 인정받은 덕에 펀드 출시가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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