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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000억 규모 프리IPO 사실상 무산 비용절감·내부통제 강화에도 '불가' 판정...2013년 나스닥 IPO 차질 불가피

권일운 기자공개 2011-11-10 16:22:19

이 기사는 2011년 11월 10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2013년 나스닥 상장과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추진했던 1000억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전 지분투자)성 자금 조달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3개월 전부터 모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알토스벤처스와 매버릭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 일부를 엑시트하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계 대형사모펀드(PEF)와 800억~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쿠팡과 처음 접촉할 당시에는 지분 30~40%를 최대 1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며 "세계 최대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의 상장이 가시화됐을 뿐 아니라 한국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프리 IPO를 앞두고 과다한 비용 지출을 줄이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자본조달과 상장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지멘스 VDO코리아 출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해 지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그루폰이 IPO 과정에서 일으킨 잡음들이 악재로 작용했다. 당초 그루폰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250억~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상장 첫날 그루폰의 시가총액은 166억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루폰의 증권신고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지출 탓에 적자가 누적됐다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PEF측은 쿠팡에 대한 실사 과정에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부실한 수익 구조를 지적했다. 쿠팡은 수수료율이 높은 배송상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래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성이 생긴 데다 실사 과정에서 수익구조의 문제점 등이 드러나 당초 논의했던 수준보다 밸류에이션을 30~40% 줄이기로 했다"며 "투자 규모를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 최종 결정권을 지닌 미국 본사에서 '불가' 판정을 내려 이번 투자는 사실상 무산됐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쿠팡이 목표로 한 2013년 나스닥 상장에는 상당 부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상장 전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시장점유율과 매출액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잃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만 주력하고 있는 쿠팡이 글로벌 기업들로 즐비한 나스닥에 상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자본조달이 무산되자 쿠팡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절치부심 하고 있다. 최근 인기 연예인을 동원한 텔레비전 광고를 재개하고 포털사이트 광고 물량을 늘린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상장에 성공한 그루폰은 이미 전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고 국내 1위 업체인 티켓몬스터 또한 리빙소셜과 함께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라며 "한국 시장도 완벽히 장악하지 못한 로컬 업체가 나스닥 IPO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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