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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리조트 매각 차질..현대시멘트 워크아웃 '위기' 토지 담보권자간 매각대금 배분 '마찰'..막판 타협 여부 주목

문병선 기자공개 2011-12-23 14:36:20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3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성우리조트를 매각해 경영정상화를 꾀했던 현대시멘트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리조트 부지 담보권자간 매각대금 배분을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최악의 경우까지는 가지 않았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자칫 리조트 매각이 물거품되면 워크아웃도 좌초될 수 있어 우려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성우리조트내 오스타CC 토지 담보권자인 솔로몬저축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은행 등과 현대시멘트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현대성우리조트 매각 대금 배분을 놓고 갈등을 벌이며 전체 워크아웃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갈등의 배경은 이렇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10월27일 신안그룹의 계열사(관악, 휴스틸, 그린씨앤에프)에 레저사업 부문을 1184억원에 매각키로 계약했다. 매각키로 한 현대성우리조트(스키장, 골프장 등)의 토지는 솔로몬저축은행, 우리파이낸셜, 우리은행에 의해 순서대로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그런데 매각대금 배분 과정에서 1순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거의 전액을 변제받는데 반해 2순위인 우리파이낸셜은 담보가치의 70~80% 가량만을 회수하게 됐다며 반발, 갈등이 불거지게 됐다.

우리파이낸셜측은 "1순위권자인 솔로몬은 전액 변제받고 매각 대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2순위권자인 우리파이낸셜은 180억 중에서 50억을 탕감하고 130억만 변제받으라는 강요"라며 "그동안 현대시멘트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지연금 75억원까지 지원했는데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률적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손해를 볼 수는 없다"며 "상장 회사로서 주주가치를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파이낸셜은 현대성우리조트내 골프장(오스타CC)에 대해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만일 우리파이낸셜의 주장을 법원에서 '인용'하게 되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현대성우리조트 매각작업은 '물거품'된다. 현대성우리조트 매각이 물거품되면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 역시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파이낸셜과 대척점에 있는 다른 채권단측에서는 우리파이낸셜과의 주장을 '집단이기주의'나 '몽니' 등으로 보고 있다.

현대성우리조트를 경매를 통해 매각했다면 근저당권의 순위에 따라 배당하기 때문에 우리파이낸셜의 주장이 타당하다. 1184억원이라는 매각 대금을 고려하면 1순위 근저당권자(솔로몬저축은행)의 채권액(199억여원)이 많지 않아 2순위인 우리파이낸셜도 잔금 배당을 통해 전액(180억여원) 변제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은 경매를 통해 매각된게 아니라는게 채권단측 시각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해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시멘트가 경영정상화 약정(MOU)을 이행하기 위해 매각한 건이다. 특정 물건의 경매가 아니라 현대시멘트 전체 채권액(1500억여원)의 변제를 위해 자구계획 차원에서 레저사업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채권금융회사들은 아무리 담보채권을 많이 들고 있다 하더라도 어느정도 손해를 감수하는게 원칙이다. 자산매각 대금의 배분도 전체 채권액을 기준으로 정한다. 이런 '대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워크아웃은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화될 수 있다는게 채권단의 주장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시스템에 허점을 남길 수 있다"며 "특정 금융회사의 의견을 모두 받아주다보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다른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실사를 기초로 은행별 손실액이 매겨졌다"며 "기촉법상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안이 통과됐는데 법적 담보권만을 요구하는 우리파이낸셜의 반발로 워크아웃이 무산될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금융회사간 갈등은 현대시멘트와 신안그룹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현대성우리조트를 매각하지 못할 경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190억원 규모의 회원권 상환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여력이 없는 상태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원권 규모도 500억원 가량이다.

이미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신안그룹 역시 물리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안그룹 관계자는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파이낸셜의 법적 대응과 요구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현대시멘트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채권단 역시 안좋은 선례를 남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현재 협상에 나서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우리파이낸셜측이 워크아웃이라는 대의에 수긍할 가능성도 있다"며 "채권단도 현재 협상을 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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