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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LED 올인 베팅'의 패착 LED사업 1630억 손실…중국발 공급과잉에 조 단위 투자 허공으로

박준식 기자공개 2012-02-16 19:21:41

이 기사는 2012년 02월 16일 1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자사의 소형 모터사업부 매각을 결정하고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관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0년 말까지 한 해 15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던 회사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적자를 내고 뒤이어 성장하고 있는 사업부까지 내다팔아야 하는 원인에 대한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LG전자 휴대폰 및 디스플레이 제품 판매 부진의 여파를 거론한다.

LG이노텍은 부품소재사업부에서 휴대폰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PCB)과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부품들은 LG전자(비중 25%)와 LG디스플레이(25%), 애플(23%) 등에 공급되는데 이 중 과반을 차지하는 LG 계열사에 대한 제품 판매가 지난 2~3년간 신통치 못했다는 게 부진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디스플레이 제품인 TV 등 역시 최근의 실적은 이전의 성장세에 비하면 상당히 둔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LG이노텍
↑ LG이노텍 사업부 현황 (ⓒLG이노텍)

휴대폰 부품으로 인한 실적 부진은 최근 상당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최신형 LTE 휴대폰 판매가 늘고, 무엇보다 애플의 아이폰 4S 판매가 예상보다 훨씬 늘어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주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실적개선은 LED 사업이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요원할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LED 사업부의 적자는 약 1630억 원 규모로 전체 사업의 적자가 668억 원(개별 재무제표 기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이 사업부의 실패가 모든 실적부진의 근원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회사가 3~4년 전부터 LED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던 기대에 비하면 단기적으로 참패에 가까운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 2008년부터 LED산업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고부가가치 소자사업으로 분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LED가 재료·설계·가공·조립 등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집약된 고정밀 산업이며 원가경쟁력 및 균일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LED 부품 생산을 위해서는 기판 위에 전극 등을 적층할 대규모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황금알을 낳을 거위로 지목됐던 이 LED 사업이 수요하락과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이 아닌 손실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관련 산업에서 주요 수익원으로 지목되던 LED 조명 등은 경기부진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시장이 창출되지 못했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등에서 촉발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요 역시 LED TV 세트의 판매부진과 중국 저가제품의 난립으로 인해 힘을 잃었다.

LG이노텍 실적
↑ LG이노텍 실적 현황 (ⓒLG이노텍)

LG이노텍은 지난 2009년 그룹 계열사 LG마이크론을 합병했다. 2009년 말 기준 2조4577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10년 4조1034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513억 원의 영업이익도 1565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은 LED 사업실패의 여파가 모든 사업부에 고스란히 전파됐다. 매출액은 4조3107억 원으로 다소 늘었지만 영업 손실이 1034억 원이나 발생(회사 측 K-IFRS 적용 예상기준)하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LG이노텍의 부채총계는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2조9790억 원에 달한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208%로 전문가들은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400억~500억 원)으로는 금융비용을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회사의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대규모 신규자금 확보, 자본증액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재무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LG이노텍은 결국 모터 사업부 매각에 차량 부품 사업부 매각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잠재 인수자 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2000억 원 이상의 신규자금을 확보하고 추후 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실현하려는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의 1조 원 증자가 성공했고 올해는 전방산업에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모터 사업부 매각과 신규 자금조달 등은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등에 치중했던 지난 전략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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