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여키로 1.6만명 방판조직에 매력…주말까지 RFP 발송 "메릴린치 유력"
박준식 기자공개 2012-03-15 16:40:22
이 기사는 2012년 03월 15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장고 끝에 웅진코웨이 경영권 지분 31.04% 인수전에 나서기로 했다.1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국내외 유력 투자은행(IB) 어드바이저리를 상대로 웅진코웨이 인수 자문사 선정을 위한 용역제안서(RFP)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 관계자는 "롯데가 정책본부 등 실무진과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고심을 거듭하다가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여를 지난 14일 확정했다"며 "이번 롯데의 자문사 선정전에서는 메릴린치증권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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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기존 하이마트 인수전 참여를 위해 골드만삭스증권을 선임하고 인수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하이마트 인수전이 선종구 회장 등 해당 기업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비리혐의 조사로 무기한 연기되자 잠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하이마트 인수에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웅진코웨이 인수를 대안으로 검토해야 하는가를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롯데는 하이마트 인수전이 언제 제기될 것이냐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당초의 예상은 선 회장 일가에 대한 조사가 일찍 마무리되고 거래도 한 두 달 만에 재개될 것이라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검찰 조사가 선 회장 일가뿐만 아니라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에까지 확대되고 개인비리가 아닌 조직적인 이면계약 여부에까지 미치자 당분간 매각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듯 보인다.
롯데는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기에 앞서 정수기와 비데 등 주력사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해당하는지를 심각하게 검토했다. 이번 인수전 참여가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동반성장 정책에 반하는 결정이 아닌지를 두고 실무적, 정치적 리스크를 모두 고민한 것이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사전적으로 메릴린치증권의 예비 전략 등을 보고받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는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1만6000여명의 '코디' 사원 등의 존재를 들어 이 사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국한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수전에 사모펀드(PEF)와 중국 등 해외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해당 기업 종사자들의 고용을 확실히 보장할 전략적 투자자(SI)는 아직까지 드물다는 관측을 토대로 승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인수전에 뛰어든 셈이다. 롯데는 웅진코웨이가 가진 방문판매업에 관한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방판 조직을 확대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롯데의 리테일 파워를 더해서 확실한 사업 시너지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롯데의 자문사 선정전에는 기존 메릴린치증권 이외에 JP모간과 모간스탠리증권 등 이른바 벌지 브라켓(Bulge bracket, 일류 투자은행)이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의 경우 지난 2009년 오비(OB)맥주 인수전 이후 관계가 틀어졌지만 시간이 3년이나 흐른 이상 이번이 관계복원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JP모간은 당시 오비맥주 매각 주관사를 맡았고 롯데가 거래에 실패하면서 왕래가 없는 상태다. JP모간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하기 전까지 상당한 전략을 제공해 이번 거래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자문사로 손꼽히고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골드만삭스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매각을 개시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 주에 티저레터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모객 과정을 거쳐 상반기 내에 거래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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