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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자 중단했던 OCI, 공장증설 왜? '치킨게임' 승리를 위한 사전 포석 해석

안경주 기자공개 2012-06-14 15:36:11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투자를 미뤄왔던 OCI가 1165억 원을 들여 태양광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설비를 증설키로 했다. OCI가 제 4, 5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를 연기한지 한 달여만에 이같은 계획을 밝히자 그 속내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OCI 측은 공장설비 효율화와 제조원가 인하라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최근 후발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OCI가 그동안 '치킨게임' 양상을 보였던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승기를 다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CI는 내년 8월까지 1억 달러, 약 1165억원을 투자해 전북 군산에 위치한 폴리실리콘 생산 1·2·3공장내 설비에 대한 디보틀네킹(debottlenecking·설비 효율화) 작업을 실시, 1만톤 규모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OCI는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3분기에 연산 5만2000톤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OCI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디보틀네킹 작업을 마무리하고 각각 8000톤과 7000톤씩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OCI 폴리실리콘 증설계획

OCI는 이번 증설을 통해 투자비용을 줄여 제조원가를 낮추는 대신 생산 효율화를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잠정 연기를 결정한 제4공장과 제5공장을 짓는데 1조6000억 원과 1조8000억 원 규모로 투자를 할 계획이었다. 폴리실리콘 생산규모가 각각 연간 2만톤과 2만4000톤인 점을 감안할 때 투자비는 ㎏당 7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공장증설로 1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늘리는데 ㎏당 10달러 규모의 투자비만 소요된다.

OCI 측은 "연산 1만톤 규모로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약 8000억~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신규투자 대신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존 설비 증설을 선택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설비증설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춰야하는 숙제도 동시에 해결하게 됐다. 이번 디보틀네킹로 OCI 측은 제조원가를 ㎏당 2달러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태양광산업의 침체로 후발업체들이 주춤하는 틈을 타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승기를 다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폴리실리콘 업계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인해 가격이 급락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 발전시설 핵심지역이던 유럽에 재정위기가 높아지면서 폴리실리콘 수요마저 급감했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던 후발업체들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LG화학, 현대중공업, KCC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한화케미칼과 웅진폴리실리콘 등도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재무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올해 하반기부터 폴리실리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그동안 자체 구조조정 과정을 겪었던 후발업체들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을 계기로 일부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등 자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경쟁력을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면서 "한번에 연간 2만톤 이상의 신규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또다시 공급과잉 현상이 날 수 있는만큼 적정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23~25달러 수준을 유지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데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한 저가공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OCI가 신규공장 설립을 통해 연간 2만톤 이상 폴리실리콘을 내놓을 경우 '치킨게임'을 주도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1만톤 규모의 증설 결정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면서 후발업체의 공세를 적절히 막을 수 있는 복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OCI 관계자는 "이번 증설결정이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급계약의 80~90% 가량이 장기계약인 만큼 이번 증설을 계기로 시장점유율 좀 더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4분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신규 태양광 시장은 전체 태양광발전 수요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2013년 60%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OCI 실적
자료: O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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