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P 담보 손바뀜, 여전채 강세 끝나나 증권사들, CDS-ABCP 담보 정기예금으로 교체
임정수 기자공개 2012-06-19 10:20:13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9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CDS-ABCP의 담보가 여전채(카드채+캐피탈채) 일색에서 정기예금으로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CDS-ABCP를 발행해 온 증권사들의 여전채 투자 수요가 줄면서 여전채의 신용스프레드 축소도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증권사들이 CDS-ABCP 담보자산을 바꾸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증권사들의 여전채 매집이 지속되면서 펀더멘털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거의 사라졌고, 여전채가 CDS-ABCP의 담보로 활용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담보의 안정성을 높여 달라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커졌다.
◇ ABCP 담보, '여전채' 일색에서 '예금'으로 바뀌는 中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까지 발행된 CDS-ABCP 발행 잔액은 최소 5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공시 상품이기 때문에 정확한 발행 잔액이 집계되지 않지만, 잔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DS-ABCP는 CDS(신용부도스왑)을 매도해 금리를 높인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로 지난해부터 일부 증권사들이 주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 판매하면서 발행이 급증했다. 증권사들은 유동화 담보자산으로 대부분 여전채를 활용해 왔다. AA급 회사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 물량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CDS-ABCP의 담보가 여전채 일색이었으나, 올해 들어 여전채 담보가 줄고 그 자리를 정기예금이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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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회사의 구조화금융 평가팀 관계자는 "올해 초 까지만 해도 평가 의뢰가 들어오는 CDS-ABCP의 담보는 대부분 여전채였으나, 최근에는 여전채와 정기예금이 1:1 정도의 비율로 사용된다"고 전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여전채는 기발행된 ABCP 차환에 주로 활용되고, 신규 발행물 담보는 주로 정기예금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 여전채, 금리 지나치게 낮아졌다…담보 안정성 논란도 한 몫
이 같은 변화는 여전채 금리가 너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3년 만기 여전채 금리의 3년 만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등급별로 AA+ 등급이 36bp, AA 등급이 49bp, AA- 등급이 51bp 수준이다. 지난 해 10월의 98bp, 107bp, 114bp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40~3.50%에서 움직이는 것을 고려하면 3년 만기 여전채의 절대금리가 4%선 안 쪽으로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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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CDS-ABCP 수익률도 하락했다. CDS-ABCP는 CDS 프리미엄으로 발행 금리는 높이긴 하지만, 기초 현금흐름이 여전채 이자와 원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ABCP에 많이 투자하는 증권사 신탁운용팀 관계자는 "여전채 현금흐름을 기초로 발행되는 ABCP와 정기예금을 담보로 발행되는 ABCP 간의 금리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서 "ABCP의 투자 매력도가 연초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유동성이 워낙 많기 때문에 투자할 대안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전채는 금리가 낮은 데 비해 담보로서의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ABCP 담보 변화에 한 몫 했다. 유럽 발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CDS 계약을 보장하기 위한 담보로 여전채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이 증가했다. 프리미엄을 받고 CDS 계약을 파는 형태로 CDS-ABCP를 매수하는 투자자는 이자와 원금의 기초가 되는 담보가 안정적이어야 위기가 와도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담보 채권으로 여전채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계속 있어왔다"면서 "여전채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담보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 여전채 수급구조 변화…여전채 스프레드 재확대 조짐
여전채에 대한 수급 구조가 바뀌면서 여전채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전채의 저평가 해소는 펀더멘탈 개선이라기 보다는 수급구조에 의한 것이어서 금융시장이 악화되면 스프레드가 빠르게 재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전채 스프레드는 지난 4월 부터 축소 추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현재 여전채 스프레드는 AA+ 등급이 40bp, AA 등급이 49bp, AA- 등급이 55bp 수준으로 5월 말 저점에 비해 4~5bp 정도 상승했다. 3월 수준으로 다시 되돌아간 셈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채권 시장에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급 요인에 의해 쏠림이 발생한 가격 상승은 수급이 바뀌면 무너질 공산이 크다"면서 "시장에 여전채 고평가에 대한 인식이 강해 스프레드가 점차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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