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데코네티션 '주식대출' 내역 왜 다를까 공시-반기보고서 금액 상이..공시 신뢰성 '논란'
신수아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2-07-05 18:04:31
이 기사는 2012년 07월 05일 1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월드가 자회사 주식담보대출 거래 내역을 늑장공시 한 가운데, 그나마도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이랜드월드측의 다른 여러 보고서의 관련 금액과 수치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담보대출 거래 내역은 담보물의 변동성이 크고 비공식적인 대출이 많아 정확하게 공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코네티션의 공시 내역과 이랜드월드의 작년 상반기말 검토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두 자료간 이랜드월드의 자회사 주식담보대출 금액이 서로 불일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랜드월드가 '데코네티션·이랜드·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ELFCH)' 등 3개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시점은 지난해 5월이라고 데코네티션은 밝혔다. 데코네티션은 비록 1년이 늦긴 했으나 해당 주식담보대출 관련 내역을 최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이랜드월드가 3개 회사 주식을 맡기고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금액은 300억원. 그런데 이랜드월드측의 작년 상반기말 검토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해당 주식에 대한 우리은행의 담보설정 금액은 모두 715억원이었다.
같은 대출을 두고 상이하게 적시한 보고서 사이 400억 원이라는 극간이 있는 셈이다.
두 금액이 서로 상이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설정금액과 실제 대출금액은 차이가 있는게 보통이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식가치의 50~60% 선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715억원 어치를 담보로 '설정'하고 300억원을 실제 '대출'받았을 수 있다.
아울러 이랜드월드가 3개 회사(데코네티션·이랜드·ELFCH) 주식을 한데 모아 담보대출을 받은 게 아니라 다른 자산을 섞어 대출을 받았고 주석 기재란엔 마치 3개 회사 주식을 하나의 자산인 듯 대출을 받은 것으로 기재만 해 놓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두 회사 중 한 곳이 기재와 공시를 잘못했거나 두 회사(이랜드월드, 데코네티션)간 정보 교류가 없어 잘못된 수치가 공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통 주석란은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고 회사측에서 간략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떤 이유가 되든 겉으로 드러난 공시 내역만 보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양측의 담보대출 기재 금액이 상이한 것을 무시하더라도 3개 회사 주식의 담보설정 금액이 715억원이라는 점도 짚어봐야 할 항목이다. 이랜드월드는 3개 회사 담보 설정액이 그 직전해 557억원에서 715억원으로 늘었다고 지난해 상반기 검토 보고서에서 밝혔다. 3개 회사는 이랜드그룹의 패션 부문 주력회사들이다. 그러나 3개 회사 주식을 대략 평가해 본 결과 총 주식가치는 179억~332억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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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인 데코네티션의 560여만 주의 가치는 그 당시 시가(1090원) 기준 61억여원이다. 여기에 주당 장부가액으로 환산한 비상장사 이랜드와 ELFCH의 주식 가치는 각각 54억 원, 62억 원으로 평가된다. 주당 장부가액은 이랜드월드가 자체 평가한 장부가액이다. 모두 더하면 170억여원에 불과하다. 170억원 대의 관계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715억 원의 대출 금액을 설정했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장부가액이 실제 가치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해, 외부의 평가 금액을 빌어 환산해 보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2011년 7월 13일 이랜드월드와 이랜드의 합병 당시 평가된 이랜드의 1 주당 합병가액은 20만7675원.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이랜드 10만 주의 가치는 약 207억 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3개 회사 주식 총 가치는 약 330억여원이라는 계산이다.
이러한 의문은 최근 이랜드월드가 데코네티션 주식담보대출 내역을 약 1년여만에 늑장 정정공시를 하면서 불거지게 됐다. 이랜드월드는 데코네티션 주식을 담보로 총 3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담보로 맡겨진 데코네티션 주식 가치는 시가로 수십억원에 불과해 의문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랜드월드 재무부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자산이 함께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관련 내용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고 말했다.
공시와 보고서에 대한 신뢰는 기업의 성장과 맥을 함께 한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만큼 급성장을 해 온 기업이다. 신뢰구축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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