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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환기업 법정관리 신청은 채권단 길들이기? 수출입銀, 긴급자금 조기 지원 논의...철회 가능성

길진홍 기자공개 2012-07-16 16:24:17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6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환기업이 법원 '회생절차신청'이라는 강수를 두자 채권단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 자격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워크아웃을 준비해 온 한국수출입은행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뚜껑도 열기 전에 부실기업 경영정상화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삼환기업이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법원 문을 두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요청한 게 불과 수일 전이고, 주채권은행도 자금지원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삼환기업의 회생절차신청을 불러 온 상거래어음은 이번 주 모두 70억 원이 도래한다. 오는 17일까지 만기 예정인 어음은 내부 재원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18일 이후부터는 자력으로 결제가 어렵다.

수출입은행은 삼환기업의 긴급자금 요청을 받아들여 오는 23일 기표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부채권은행과도 이미 사전협의를 마쳤다. 그 사이 미스매칭되는 단기 운영자금은 외부조달로 충분히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주주 사재 출연 등을 기대했으나 협상 단계에서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삼환기업이 워크아웃 신청과 동시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해왔다"며 "유동성 공급을 위한 의사결정 단계를 밟고 있던 중에 일이 터졌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삼환기업 법정관리가 건설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후폭풍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삼환기업에 딸린 하청업체만 700여 곳에 달한다.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다수의 하청업체가 연쇄부도에 내몰릴 수 있다.

삼환기업도 무턱대고 회생절차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채권단이 시기를 앞당겨 자금을 지원할 경우 회생절차를 철회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입은행은 16일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회사측이 요구한 부족자금을 선지원한 뒤 다시 워크아웃으로 유도할지, 법원 관리 하에 채권자 지위로 회생절차에 참여할지 등을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삼환기업의 잠재 부실이 심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도로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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