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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삼환기업 땅 팔아 남는 돈이 1000억? 25일 매각 공고 "업계 군침"…최초 입찰가 1300억 선

길진홍 기자공개 2012-07-24 16:15:13

이 기사는 2012년 07월 24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이 삼환기업의 서울 소공동 부지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증권은 오는 25일 삼환기업이 사모사채 발행을 위해 신탁을 거쳐 담보로 제공한 소공동 112-9번지 일원 토지와 부속건물 매각 공고를 내고 내달 1일 입찰을 실시한다. 삼환기업이 부실징후기업(C등급)으로 분류돼 기한이익을 상실한 데 따른 것으로 자산을 처분해 사채권자에 원리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원 소유주인 삼환기업은 부지 매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사채원금 대지급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매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대증권의 입장이다. 현대증권은 소공동 부지 공매가 무산될 경우 사채원금 650억원을 대납해야 한다.

반면 공매가 성사될 경우 현대증권은 적잖은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삼환기업과 현대증권간 사모사채 인수 계약에 의하면 현대증권은 매각대금에서 후순위우선수익자 지위로 선순위우선수익자(사채권자) 지분을 제외한 잔여금액을 지급받을 권리를 갖는다. 사채원금 650억원을 제외한 금액을 모두 현대증권 몫으로 볼 수 있다. 사채 발행자인 삼환기업의 뜻하지 않은 기한이익 상실로 앉아서 수백억 원대 이익을 보게 된 셈이다.

현대증권은 이런 상황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공매 추진은 사채원금 대지급을 피하기 위한 것이지, 처분이익을 노린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외부에 땅의 가치가 수천억 원대로 알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장기간 개발이 묶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담보 가치를 반영해 사채원금이 책정됐으며 처분 가격도 여기에 근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는 그러나 전혀 딴판이다. 업계는 이 땅이 3.3㎡당 1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지면적(5327㎡)으로 환산한 땅의 가치는 1614억 원에 달한다.

빌딩업계 관계자들은 삼환기업 소공동 부지를 업무용빌딩 또는 호텔을 짓기에 적당한 입지로 꼽고 있다. 서울 4대문 안에 남은 마지막 미개발용라는 희소성까지 부각되면서 개발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호텔 개발을 염두에 둔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일부 시행사들은 사업 타당성 검토에 착수하는 등 입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 알려진 소공동 부지 최초입찰가는 1300억 원 대로 감정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입지가 좋아 유찰될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낙찰가가 시세 수준인 3.3㎡당 1억 원에 근접할 경우 현대증권은 1000억 원 가까운 처분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낙찰 후 잔금납입일까지 기한이 촉박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등으로 입찰참여자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건설사 개발담당 임원은 "부지 내 미 매입한 잔여필지가 일부 남아 있으나 개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시장에 담보감정가(1270억 원) 수준에서 매물로 나올 경우 곧바로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환기업은 법원의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소공동 부지 공매 처분을 막기 위해 부동산처분 가처분금지 신청을 내고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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