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8월 13일 11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래방기기 제조업체 엔터기술이 동종업계 아싸(ASSA)에 2대 주주 자리를 내주기로 했다. 은행 대출금 연체 등 자금 사정이 힘들어진 탓이다.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터기술은 15억 원 규모(300만 주)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며, 대상은 노래방기기 제조업체인 아싸(ASSA, 190만 주)와 이정호(60만 주)·송호석씨(50만 주)다.
신주 발행가액은 액면가인 500원이다. 오는 27일 3자배정 대상자들이 예정대로 납입하게 되면 아싸는 엔터기술의 2대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개그맨 황마담으로 잘 알려진 오승훈 부회장이 지분율 20%(200만 주)로 최대주주다. 유증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오 부회장과 아싸의 보유 주식수는 단 10만주 차이밖에 나지 않게 된다.
엔터기술이 아싸에 190만주(9억5000만 원)밖에 배정하지 않은 이유는 투자주의 환기종목 규정 탓이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면 최대주주가 바뀌는 동시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종목으로 넘어가 퇴출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다. 유통주식수가 현재 999만7923주인 점을 고려할 때 300만 주를 증자하면 오 회장은 지분율이 15.39%로 떨어지고, 아싸는 14.62%가 된다.
이 같은 벼랑 끝 전략으로 외부 자금조달을 서두르는 이유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차입금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터기술은 현재 자회사와 은행 대출금에 발목이 잡혀 있다.
1분기 말 엔터기술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8억 원인데 반해 단기차입금은 242억 원에 달한다. 이자율이 7.27~17%로 대출 이자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또 지난해 말 엔터기술만을 놓고 보는 별도기준 재무제표에서 단기차입금은 139억 원이었다. 반면, 계열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재무제표에서 단기차입금은 255억 원을 나타냈다. 자회사가 은행권에 차입한 금액만 100억 원이 넘는 꼴이다.
여기에 엔터기술이 자회사 부천아이씨단지와 경영진 등에 빌려준 대여금만 120억 원, 받지 못한 미수이자는 19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같은 대여금도 자회사 등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확정할 수 없다. 매출액 68억 원인 회사로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차입금과 대여금 규모다.
대출 연체도 부담스럽다. 엔터기술은 지난 5월 하나은행에서 대출한 42억 원이 연체됐다. 보증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이 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은행 연체 건으로 유동성지원프로그램(패스트 트랙) 자율협의회에서 프로그램 적용 중단을 결정했고, 수출입은행은 기한의 이익상실을 통보했다. 기한의 이익상실이란 금융기관이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면 대출만기 이전에라도 남은 채무를 일시에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수출입은행에서 대출한 금액은 30억 원이고 대출만기는 오는 11월2일까지였으나, 기한의 이익상실 통보로 이에 대한 연체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엔터기술의 유증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유동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억 원이 있다. 유증을 성공하게 되면 15억 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엔터기술 관계자는 "이번 자금조달은 하나은행 대출 연체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라며 "이후 각 금융기관과 협의해 대출 상환을 차근차근 밟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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