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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역대 최저금리 10년물 발행 비결은 이니셜보다 20bp 낮게 금리 결정…장기물·기업섹터·유동성 삼박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2-09-12 19:16:37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2일 1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역대 10년 만기 한국물(Korean Paper) 중에서 최저 금리 발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발행된 한국물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글로벌본드를 제외하면 가장 눈에 띈다는 평가다.

무디스와 피치의 정부 신용등급 상향 이후 한국물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후광효과도 있지만, 희소성이 있는 10년물을 선택해 투자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고, 장기물을 발행하면서도 조달금리를 끌어내리고 발행규모를 벤치마크 이상으로 하는 등 흠 잡을 데가 없었다.

◇ 10년 만기 선택이 주효…투자자들, 포트폴리오 배분상 장기물 선호경향 나타나

한국수력원자력은 12일 새벽 10년 만기 채권 7억5000만 달러를 'T(미국 국채수익률)+150bp'에 발행했다. 역대 국내기업이 발행한 10년만기 글로벌본드 중 최저금리다.

10년만기를 선택했던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수력원자력는 발행 추진 단계에서부터 장기채 발행을 염두에 뒀다. IB에게 RFP를 뿌릴 때부터 5~10년 만기 등 다양한 만기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안을 받았다.

우선 회사 내부적으로 설비자산의 내용연수가 길기 때문에 장기물을 발행하는 것이 '자산-부채'의 만기를 맞추기 용이했다.

게다가 최근 투자자들은 장기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나오는 한국물마다 5년만기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10년만기의 경우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채권을 제외하곤 거의 없어, 10년 이상 장기물들의 희소성이 빛을 발하고 있다. 로드쇼 과정에서 10년이상 장기물의 선호가 꽤 있다는 점을 포착, 이같은 만기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채권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자산구성시 포트폴리오 상 5년물은 이미 너무 많아 10년 정도 장기물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같은 급이라면 금융보다 기업물…최적의 발행환경, 이니셜보다 20bp 낮게 금리 결정

최근 한국기업의 해외채권 발행시장 여건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까지 국가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한국물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이슈다. 유로지역에 대해서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아직 존재하고 미국 등의 자산은 가격이 이미 너무 올라간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도 있고 어느정도 안정성 있는 한국물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 지는 이미 오래다.

여기에 같은 나라 채권이라면 금융권보다는 기업물이 더 선호되는게 최근의 경향. 한국수력원자력에게는 최적의 발행 타이밍인 셈이다. 사실 한국수력원자력은 프라이싱 타이밍으로 다음주까지도 염두에 두고 시장을 살피고 있었다. 하지만 최적의 타이밍이 이미 왔다는 판단하에, 농협은행의 발행 직후인 11일을 프라이싱 일자로 선택했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사실 한국수력원자력은 섹터 자체가 매력적인 섹터"라며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은 레버리지를 가지고 사업을 하는 곳이고 이미 발행물도 많기 때문에 똑같은 신용등급이라면 기업에 투자하고자 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심리"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선호는 발행금리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반 경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 발행을 어나운스 하고, 이니셜 가이던스로 'T+170bp(area)'를 제시했다. 이후 11일 오후 9시반경 'T+155±5bp'로 수정된 가이던스를 제시, 결과적으로 이니셜 가이던스에서 무려 20bp 낮은 금리로 최종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이니셜 가이던스와 최종 발행금리 차이가 20bp나 벌어지는 경우는 드문 경우라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수력원자력은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시 기업등급이 함께 오르지 않아 직접적인 후광을 입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물, 특히 기업물에 대해 우호적인 발행시장 환경과 전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 등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채권 금리 낮추기에 한 몫한 주역들이었다. 이번 글로벌본드의 원화스왑 후 금리도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화채권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고 알려졌다.

주문은 전 세계적으로 150개 이상의 투자기관에서 30억 달러 가량이 들어왔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43%, 아시아가 40%, 유럽이 17%의 비중을 보였다. 주로 미국 지역에서 대형 투자기관 일부가 규모가 큰 주문을 넣었다는 후문이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자산운용 부문(Asset management 및 Fund manager)가 78%, 보험이 16%, PB가 3%, 공공부문이 2%, 시중은행이 1%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번 채권의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도이치증권, Bof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이다. 국내 IB로는 삼성증권이 조인트리드매니저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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