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3세 윤웅섭 부사장 전면 나설까 수익성 급속 악화, 지배구조도 흔들…"구심점 필요"
안경주 기자공개 2012-11-01 16:33:23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1일 16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비타민제 '아로나민'으로 유명한 일동제약은 1941년 창립 이후 '제약 외길'을 걸어온 대표적인 제약회사다.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진 시스템 도입과 프로세스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워크아웃'을 3년 만에 졸업하며 성장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하지만 올해 여러 악재로 인해 그늘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약가 인하로 인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으며, 취약한 지분구조로 '경영권 분쟁' 이슈가 또다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오너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 논란을 종식시키고 악화된 실적을 되살리기 위해선 변화와 '구심점'이 필요해서다. 윤 부사장의 사장 승진 등을 포함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업이익률 '뚝'…급격히 악화된 수익성
일동제약은 주력 품목 대부분이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돼 있고,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하는 의약품 효과도 거의 없어 외형 부진이 가장 큰 제약회사 중 하나다. 올해 3분기(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8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5% 급감했다.
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등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른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통상 5~30% 감소한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욱 크다. 특히 매출액은 대부분 증가해 외형적 성장을 한 것과도 비교된다.
문제는 올해 영업이익률이 급감하고 총차입금 규모 역시 증가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률은 2009년 11.69%, 2010년 10.3%, 2011년 11.02%로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6.1%로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 2분기 7.5%로 상승했지만 다시 3분기에는 2.4%를 기록,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던 총차입금,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 지표도 올해 악화됐다. 상반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88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4%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4.86%포인트 증가한 65.49%를 기록했다.
또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나타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2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7.03% 감소했으며, 현금 동원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 역시 166.80%로 지난해 말보다 17.56%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당분간 재무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청주공장 설비보완과 안성공장 리모델링 등을 위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내년 말까지 시설투자를 위해 295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동제약은 또 오는 2020년까지 R&D 부문에 61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의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예정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차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재무적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어려울수록 R&D 부분 투자가 필요해 오히려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면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다른 제약사 보다 낮은 이유도 R&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취약한 지분구조…오너3세 윤웅섭 부사장, 위기돌파 '구심점'될까
일동제약은 또 취약한 지분구조로 인해 '경영권 분쟁'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일동제약의 최대주주는 오너인 윤원영 회장이며, 이금기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7.39%다. 주요 주주로는 개인투자자 이호찬씨 측의 지분 12.57%, 피델리티 9.99%, 안희태 씨 측 9.85%, 녹십자 8.28%, 환인제약 6.68% 등이다.
주목할 부분은 그동안 일동제약 경영진을 압박하며 힘을 합쳤던 안희태 씨와 이호찬 씨, 기관투자가 피델리티 이들 3인의 지분율을 합하면 총 32.41%로 일동제약 최대주주 측보다 5.02%포인트 많다는 점이다.
또 제약회사인 녹십자와 환인제약의 경영권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순 투자'를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다른 투자자들과 지분을 합치면 언제든 경영 참여가 가능한 수준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오랜 기간 지분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건 적대적 M&A를 염두에 둔 행보일 확률이 높다"면서 "적대적 M&A의 경우 기업 내부의 정보를 잘 알아야 하는 만큼 동종업계를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악재가 잇따르자 오너3세인 윤웅섭 부사장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윤 부사장이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사장 승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내부적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은 진행돼 왔다. 윤 부사장은 2005년 경영기획실장(상무)으로 일동제약에 합류한 후 2010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11년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본격적으로 경영승계 절차를 밟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이 약가 인하의 그늘과 지배구조를 흔드는 경영권 분쟁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면서 "윤웅섭 부사장을 보다 경영 전면에 내세워 지금보다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이정치 회장과 정연지 사장, 윤웅섭 부사장이 함께 경영을 해왔다"면서 "윤 부사장이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는 점에서 역할 증대를 위해 사장 승진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