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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로 한국 빅딜 접수한다" 손영진 심슨 대처 앤 바틀렛 한국대표

정준화 기자/ 박상희 기자공개 2013-02-04 11:34:31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4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 산은금융지주, SK루브리컨츠, 현대로템. 올해 기업금융(IPO) 시장의 대어로 손꼽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글로벌 법무법인인 심슨 대처 앤 바틀렛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이하 심슨 대처)가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0월 서울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자본시장에 뛰어든 심슨 대처는 올해 굵직한 IPO 기업들의 법률자문을 휩쓸며 벌써부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1998년부터 심슨 대처에 몸담으며 15년간 한국 관련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 손영진 대표가 이끄는 심슨 대처 한국업무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25층에 위치한 심슨 대처 사무실에서 손 대표를 만났다.

◇ 법률시장 개방...한국서 본격적으로 뛴다

1884년 뉴욕에 설립된 이후 런던, 홍콩, 도쿄, 베이징, 상파울로 등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심슨 대처. 심슨 대처가 국내 기업의 증권발행업무와 M&A 업무를 맡아온 기간은 20년에 가깝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본시장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손꼽히는 해외 법률자문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해외발행이 포함되는 국내기업 IPO에는 꼬박꼬박 법률자문사로 이름을 올리며 트렉 레코드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큰 국내 IPO인 삼성생명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의 상장업무도 해외 법률자문사로는 유일하게 모두 참여했다.

손영진

이런 심슨 대처가 지난 해 한국에 사무소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에 대해 손 대표는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한국의 법률시장이 개방돼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률적 장벽 때문에 한국 진출이 막혀있지 않았다면 한국은 벌써 진출했어야 하는 시장이라는 것.

심슨 대처는 이번 서울 사무소 개소로 한·중·일 3국에 모두 사무소를 낸 유일한 해외 로펌이 됐다. 그는 "일찌감치 아시아권의 중요성을 감지해 진출해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해외 거래를 할 때는 중간에서 언어적 문제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도 이해하고 해결해 줄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10명(파트너 변호사 2명)으로 구성된 한국업무팀은 파트타임, 타지역 업무수행 없이 전원 100% 한국업무에 집중해 풍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발행사와 주관사...균형잡힌 자문이 강점

심슨 대처는 주관사와 발행사의 자문을 구분하지 않고 고루 맡는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자문사들은 발행사 측에서 자문을 하는 것을 선호한다. 수수료 측면에서 발행사 측에 서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로펌들은 발행사 자문 전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외국계 IB에 대항해 발행사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식의 홍보를 하기도 한다.

손 대표는 이는 단지 하나의 마케팅 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보면 반쪽짜리 자문에 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발행사 자문업무는 좁고 깊다"며 "투자설명서를 작성하려면 회사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반해 주관사 쪽 자문업무는 전체 딜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해줘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행사나 주관사 한쪽에 경도되는 것보다 양측 모두에 경험을 고루 쌓아야 한다"며 "그래야 주관사 측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어떤 부분은 괜한 요구를 하는 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RM과 보수적인 컴플라이언스간 의견을 조율해 주는 것이 주관사 측 변호사의 또 다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법무법인의 실력 가늠자는..."

해외법에는 '룰 10B-5'라는 것이 있다. 이 법은 '미래를 예측함에 있어 중대한 오류를 범하지 말고,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힐만한 과거의 중요한 사실을 누락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에 저촉되지 않게 투자설명서를 잘 작성토록하는 것이 법무법인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소위 말하는 '초짜'들이 작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미래에 대한 예측을 전혀 하지 않고, 좋지 못한 과거의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기입하면 '룰 10B-5'에 저촉될 만한 요인은 전혀 없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작성된 투자설명서는 투자자들에게 영양가가 없을 뿐더러 마케팅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 손 대표는 "중대한 예측 오류와 중대한 사실 누락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주느냐가 로펌의 실력을 가늠케 한다"고 말했다. 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제시를 해주면서 과거 발생한 사실을 설명하되, 회사가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잘 포장하는 것이 좋은 로펌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두 요인의 밸런스를 맞추는 능력은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 비즈니스 세계에서 법은 '사회라는 게임의 룰'

손 대표는 어떻게 글로벌 법무법인인 심슨 대처와의 인연을 맺게 됐을까.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준최우등으로 졸업한 그는 미국 UCLA에서 MBA를 다녔다. 당시 삼성그룹에서 처음으로 해외 우수인력 유치에 나설 때 지원해 삼성그룹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만해도 '삼성'하면 삼성물산이 대세였지만 삼성전자가 '뜨는 해'라는 선배의 말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 기획실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삼성이 유럽진출을 위해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투자와 해외진출전략, 기술제휴 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특허팀과 자주 마주친 그는 특허팀에서의 업무를 간접적으로 접하며 조금씩 법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는 "고등학생 때만해도 사람을 판단하는 검사나 판사는 저와 맞지 않는다 생각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법이라는 게 결국은 사회라는 게임의 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3년만에 그만두고 법공부를 시작해 결국 컬럼비아 법대에서 JD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로펌인 셔먼앤드스털링에서 근무하면서 미국 관련 일을 보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업무를 맡게 되면서 한국 일에 흥미를 느꼈다.

1998년 한국 관련 업무가 많은 심슨 대처로 이직한 그는 최초로 런던과 한국에 동시상장한 금호타이어와 LG디스플레이, 삼성카드 등 수많은 IPO를 비롯한 다양한 증권발행 업무를 성사시켰다. 또 골드만삭스의 C&M 투자, 동원그룹의 미국 스타키스트 사업 취득 등 다수의 M&A 업무도 수행했다.

그는 "한국경제와 기업이 커나가는데 있어 미력하게나마 도움이 되는데 보람을 느낀다"며 "과거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 법률적 이슈와 지금 글로벌 최고 수준의 회사로 바뀌고 난 이후의 이슈는 완전히 다르듯 변하는 추세에 따라 법률서비스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1964년 서울생
△1982 상문고등학교 졸업
△1986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9년 UCLA Anderson School MBA
△1996년 컬럼비아 법대 JD 학위 취득
△1989-1992년 삼성전자 근무
△1992-1993년 베인 컨설팅 근무
△1996-1998년 셔먼앤스털링(Shearman&Sterling) 뉴욕 근무
△1998-2012년 심슨 대처 뉴욕 및 홍콩 근무
△2012년 10월 서울사무소 개소/대표

◆주요 자문거래
△대한생명, LG디스플레이 IPO 발행 자문
△금호타이어 런던·한국 증시 동시 상장
△골드만삭스 C&M 투자 자문
△동원그룹 미국 스타키스트 인수 자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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