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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인적분할 철회' 서진시스템, 거래재개 총력내부 효율성 강화 방점, 거래소 리스크 최소화 "주주가치 보전 최우선"

조영갑 기자공개 2024-05-14 14:02:1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소재 기반 종합 제조 플랫폼사 '서진시스템'이 당초 결의했던 기업 인적분할 플랜을 전면 철회하고, 신속한 주권매매 거래재개에 나선다. 기업집단의 외연을 확장해 장기적으로 그룹사 체제로 벌크업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와 EV·반도체로 사업부문을 나눠 경영효율을 꾀하겠다는 복안이었으나 역량을 집결하는 것이 장기적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분할절차를 중단하고 분할계획서 철회를 결정했다. 지난 8일 서진시스템은 이사회를 열고 서진시스템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법인 분할하기로 한 바 있다. 서진시스템은 분할계획안을 통해 기존 서진시스템을 서진에너지시스템(신설법인)과 서진시스템(존속법인)으로 분할하고, 분할비율을 0.85(존속회사)대 0.15(신설회사)로 산정했다.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는 ESS 사업을 서진에너지시스템을 통해 특화시키고, EV 제조·반도체·통신사업 등은 존속회사에 맡겨 각 사업부문 별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었다.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PO(구매주문)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을 분할해,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서진시스템의 분할 안이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제56조 제1항 제3호 아목)을 위배했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서진시스템에 대한 상장 실질심사 처분이 내려졌다. 이 때문에 서진시스템은 9일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분할 제동이 걸린 원인은 해당 규정과 제43조 제1항 제3호 등이다. 존속법인이 상장을 유지할 경우 계속사업성과 관련,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존재해야 하지만 분할 이후 존속법인(서진시스템)의 세전이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 탓이었다. 서진시스템의 지난해 말 기준 세전이익은 3억원 수준이다.

서진시스템은 "존속법인의 계속사업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전혀 없으며, 단순 기술상의 오류"라는 입장이다.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7787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하면서 2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주주들 사이의 혼란이 가중되자 서둘러 수습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실질심사 사유와 관련해 이달 30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서진시스템이 일종의 결단을 내리면서 분할을 통한 '쌍끌이(서진시스템/에너지시스템) 벌크업' 플랜은 보류됐다. 서진시스템은 각 부문을 특화시키면서 서진시스템 전체 기업집단의 주주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경영효율화는 분할 방식이 아닌 내부 시스템 정비로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별도 법인을 꾸리면 사업부문 별 효율성은 제고되지만, 미분할 상태의 매출 규모나 수익성은 담보하기 힘든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서진시스템은 분기 매출액 3256억원을 기록,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987억원 대비 63.8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433억원을 기록하면서 13.2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비중을 따져보면 ESS 장비 매출비가 가장 높았다. ESS 사업부문은 전체 매출액의 61.5%(2002억원)를 차지하면서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장비 부문과 EV·배터리부품 부문은 각각 10.3%(334억원), 9.4%(307억원)를 기록했다. ESS와 비 ESS의 매출비는 61.5 대 38.5가 되는 구조다.

EV 신규 고객사 물량이 대거 예상되고, AI 네트워크 통신 분야의 전방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서진시스템은 비 ESS 부문의 매출 성장도 자신하고 있다. 반도체 글로벌 전공정 장비사 역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완성차 고객사에 배터리팩 하우징, 엔드플레이트 등 EV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서진시스템은 최근 EV 초대형 차체 제작 다이캐스팅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하반기 9200톤급 설비를 확충한다. 중소형 배터리팩에서부터 차체 전반을 커버하는 EV 생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셈이다.

서진시스템은 주주가치 보전을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거래정지를 푼다는 입장이다. 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제30조(매매거래의 정지 및 재개)에 따르면 매매거래정지 기간은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인정될 때까지'라고 밝히고 있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분할을 추진하든 철회하든 '주주가치 제고'에 변함이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이 유리할지는 내부 토론이 더 필요하지만, 사업의 성장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기조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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