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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실적부진' 경영권 방어엔 호재? 정몽규 회장, 주가 하락시 지분매입 부담 덜어..템플턴은 수익률 부담

이효범 기자공개 2013-02-07 13:26:59

이 기사는 2013년 02월 07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장기 미착공사업장 손실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당분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선제적인 충당금 설정으로 잠재부실을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으나 주택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 후유증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약세가 경영권 방어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2년 말 연간실적(K-IFRS 연결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3조3340억원, 영업이익 1038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18.8%, 영업이익은 74.1%, 당기순이익은 97% 감소했다.

주수익원인 대규모 자체사업이 마무리 된 후 공사물량이 끊기면서 착공과 기성인식에 시차가 발생해 매출액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급감은 매출 감소와 맞물려 주택부문에서 1300억 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부진한 실적이 템플턴자산운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에 더욱 유리해졌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실적부진으로 주가가 빠지면 오너인 정몽규 회장 측에서 자금 부담을 덜고 지분을 늘릴 수 있다. 반면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템플턴의 경우 수익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지분매입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현대산업개발과 템플턴은 오랫동안 지분매입 경쟁을 벌였다. 템플턴펀드는 2002년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5%이상 사들인 뒤 꾸준히 주식을 늘렸고, 이듬해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도 지분율이 엎치락뒤치락하기를 반복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2년 11월 말 기준 템플턴펀드의 현대산업개발 보유지분은 19.01%로 정 회장 측 지분 18.83%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템플턴이 경영일선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고 있지 않지만 오너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주식소유현황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최근 하락하는 추세다. 1월 30일 종가 2만3550원을 기록한 이후 실적부진이 예상돼 이달 5일 장 종료시까지 1300원 가량 떨어진 2만2250원을 기록했다. 6일 종가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100원 오른 2만2350원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며 "주가에 실적부진이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주가하락은 향후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이 반등할만한 신호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 점에 대해 "최근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특성에 비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개선되기 위한 뚜렷한 호재가 없다는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주가하락이 장기화 되면 템플턴에게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템플턴이 경영권 확보가 목적이 아니라면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무리하게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약세 장에서 주식을 언제까지 보유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전망했다.
현산주가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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