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먹는 장사 "남는거 없네" 주력 계열사 실적 '반토막'...엔화약세 '직격탄'
김익환 기자공개 2013-02-19 11:23:19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9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이 실적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사조해표를 비롯한 상장 계열사 실적이 일제히 급감한데다 엔화 약세 기조로 올해 수출전망도 어둡다. 주력인 수산업을 보완할 대체사업도 없어 그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조해표와 사조씨푸드, 사조대림, 사조오양을 비롯한 사조그룹 계열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익(별도재무제표 기준) 합계는 3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8% 줄어든 반토막 수준이다. 당기 순이익 역시 4개사를 합해 126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59.6% 급감했다.
사별로는 사조해표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41% 감소한 10억 원을 기록했다. 사조대림 역시 영업이익이 11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87.7%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조씨푸드는 23.5% 감소한 213억 원, 사조오양은 14.56% 감소한 11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사조대림은 관계기업 투자손실이 겹쳐 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조그룹 주요계열사가 부진한 것은 원재료가격이 오른 반면 제품가격은 주춤한 탓이 크다. 원가와 판매가격의 격차인 마진이 축소된 것. 사조오양과 사조대림은 참치·명태, 연육제품(어묵, 맛살), 젓갈, 햄소시지 등을 주로 생산하고 판매한다. 사조씨푸드와 사조해표는 각각 횟감용 참치, 식용유를 판다.
그룹 계열사는 원양어업으로 잡아들인 수산물을 원재료 삼아서 어묵과 맛살 등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했다. 사업이 얽혀있는 까닭에 업황악화로 전 계열사가 동반 침체에 빠지곤 한다.
주요 원재료 가격은 너나없이 올랐다. 사조오양이 주로 생산하는 어묵과 게맛살은 원료인 수리미의 원가 상승여파가 컸다. 수리미 가격은 지난해 3분기 킬로그램(Kg)당 2499원으로 2011년말 대비 11%나 상승했다.
사조해표는 식용유의 원재료인 대두, 대두원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사조씨푸드와 사조대림은 각각 횟감용 참치와 명태의 판매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참치 수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조그룹은 국내최대인 52척의 참치 선단(2011년말 기준)을 확보하고 있으며 어획량은 연간 1만7000톤에 달한다. 일본은 횟감용 참치의 70%를 수요하는 사조그룹의 최대 시장으로서 핵심 매출처다.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조씨푸드 등은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가 엔화에 노출이 돼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의 영향이 크다"면서도 "다만 단순하게 환율의 영향으로 엔화의 원화환산에 따라 매출과 영업익이 줄지만 이익률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조그룹은 수산업 부진을 타개할 신사업 기반도 척박하다. 축산·양계사업 강화를 위해 사료업체인 사조바이오피드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양계업체인 화인코리아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조바이오피드를 비롯한 축산 계열사는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화인코리아와의 인수합병은 '헐값 인수' 논란 탓에 여의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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