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2월 21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오는 4일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13일 1000억 원 규모 3년 물 발행 이후 3개월 만의 재발행이다. 최근 기관투자 대기 수요를 고려했을 때 수요예측은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하이트가 OB맥주에 추월을 허용한 이후 계속해서 격차가 벌어지는 등 경쟁력이 처지고 있다는 점이 어느 정도의 디스카운트로 적용될 지가 변수다. 최근 A급 채권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스프레드가 크게 좁혀져 절대금리의 매력이 반감한 것도 부담이다.
◇ 기관 투자자들 대기 수요 많으나 금리 스프레드 너무 낮아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조달자금은 차환에 쓰인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만기도래 규모는 총 2700억 원으로 그중 1500억 원이 내달 8일에, 남은 1200억 원이 4월에 돌아온다. 회사 측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3월 만기도래 자금을 갚고 남은 500억 원은 4월 차환용으로 비축해 둔다는 계획이다.
트렌치는 만기구조 분산을 위해 3년과 5년으로 나눠 각각 1000억 원씩 발행한다. 오는 22일 수요예측에서 하이트진로가 제시할 희망금리밴드는 3년물은 국고3년에 35~45bp, 5년물은 국고 5년에 44~54bp를 가산한 수준이다. 지난 18일 국고채 금리를 고려했을 때 각각 3.06~3.16%, 3.27~3.37% 정도로 금리밴드 상단을 하이트진로 민평금리보다 3bp 높게 맞췄다. 하이트진로의 3년과 5년 만기 민평금리는 각각 3.13%, 3.34%이다.
일부 위험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발행사들이 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 수준에서 잡는 추이와 조금 다른 결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트진로는 지난 12월초에 발행한 1000억 원 회사채가 수요예측에서 400억 원만 배정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보다 10bp 높은 수준에서 제시했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시장 상황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나아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관 북클로징 영향으로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했던 반면 올해는 기관투자의 대기 수요 누적으로 수급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절대금리 수준이 비교적 높은 A급 회사채 중 신용도가 양호한 기업들의 수요예측은 2대1, 3대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 1월 25일 발행에 나선 대상(A+, 안정적) 역시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대상은 하이트진로와 신용등급도 동일하고 같은 식음료 업종에 해당된다. 대상은 지난 1월 3년물 500억 원, 5년물 500억 원 발행에 나섰다. 당시 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 수준으로 잡고 밴드폭을 10bp로 제시했다. 그 결과 3년물에 1900억 원, 5년물에 900억 원이 몰리면서 3년과 5년 만기 회사채 모두 금리밴드 하단에서 발행 성공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스프레드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 금리 폭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의 대기 수요가 많아 하이트진로 수요예측도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 같다"라면서도 "문제는 지금 금리가 너무 떨어진 상태라 이러다 금리가 폭등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5년물은 지난 2월 1일 2012년 이후 최저 스프레드인 '국고5년+47bp'(KIS채권평가 기준)을 찍었다. 한편 3년물의 경우 지난해 8월말 최저 스프레드를 기록한 후 현재 5bp 상승한 41b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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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B에 밀리고 롯데그룹이 쫓아오고…하이트 경쟁력 의문
하이트의 재무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하이트맥주 흡수합병으로 1조 원 상당의 차입금이 이관되면서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했으나 영업현금창출력이 안정적이고 양호하다. 지난해 9월말까지 연결 기준 하이트진로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331억 원으로 2011년 1936억 원을 크게 상회했다. 영업현금흐름(OCF) 대비 순차입금도 2011년 7.2배에서 2012년 4.8로 크게 개선됐다.
이정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들어 참이슬 리뉴얼 등에 기반해 소주부문 점유율의 회복세와 지난해 7월 맥주 가격인상 영향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소주부문 가격 인상과 올해 1월 맥주·소주 조직통합이 완료된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양호한 수익기조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조직통합이 영업집중도와 운영효율성을 얼마나 제고할지는 미지수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두 기업간 인력 재배치 작업이 상당 수준 진전을 이룬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영업집중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올해 중반에 들어서야 통합작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롯데그룹의 맥주시장 진출과 OB맥주의 경영권 매각 여부에 따라 주류업계 경쟁구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롯데침성음료는 국내 맥주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OB맥주 경영권 매각 여부에 따라 업계 경쟁구도에 가변성이 높은 상황이나 점점 주류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특히 맥주시장은 수입맥주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에 대한 재무적 지원부담도 모니터링 대상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현재 크게 증가한 차입금 상환 재원을 하이트진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지주사의 금융비용 지원, 자산매입 등을 통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해 7월 하이트진로 주식매수선택권 행사하면서 차입금이 2000억 원 가량 감소했으나 계열 전반적인 영업현금창출력 등을 감안했을 때 재무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이정민 연구원은 "앞으로도 계열 전반의 차입금 상환에 대한 하이트진로의 재무적 지원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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