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2월 22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명예를 회복했다. 금융당국이 2009년 황 전 회장에게 내린 직무정지 처분에 대해, 대법원은 최근 "나중에 만들어진 규정을 소급 적용한 것이라 위법하다"고 밝혔다.대법원은 파생상품 투자 실패의 책임이 황 전 회장에게 있는지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아무튼 이번 판결로 황 전 회장은 금융전문가로서의 명예 회복에 성공한 듯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황 전 회장은 금융계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으로 인해 회장 선임 직후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만큼, KB금융지주 회장 복귀를 시도할 수도 있어 보인다. 마침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올해 7월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만료된다.
돌이켜보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은 외부 출신 CEO의 인사 실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합 국민은행 초대 행장 김정태 씨는 증권사 사장 출신이다. 2004년부터 5년 이상 행장을 한 강정원 씨는 외국계 은행 출신이다. 민병덕 행장은 2001년 이후 최초의 국민은행 출신 행장이다.
지주회사 회장도 다르지 않다. 초대 K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가 불명예 퇴직한 황영기 전 회장은 경쟁은행인 우리은행 행장 출신이다. 어윤대 현 KB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총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외부 출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 뿐이다.
외부 출신이 꼭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외부 전문가는 KB 내부의 해묵은 채널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관료나 학자는 편가르기 인사에 대한 우려가 덜하다. 물론 조직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그에 따른 장기 청사진 제시 능력 등은 한계다.
KB 내부에서조차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는 과거 10년의 인사 실험 결과를 보면, 외부보다는 내부 출신 CEO가 나아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더구나 KB금융지주에는 전횡적 CEO를 견제할 수 있는 막강한 이사회라는 독립적 지배구조가 잘 정립돼 있다.
2001년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 간 합병으로 탄생한 국민은행은 이미 2003년 정부 지분이 모두 매각되면서 완전 민영화됐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정부가 최대주주인 곳은 없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조차 내부 출신 행장이 나오는 마당에, 완전 민영화된 KB금융지주에 낙하산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는 KB를 KB에 돌려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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