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UK 인수추진 녹십자, 제약펀드 활용할까? 인수규모 5000억 선‥단독인수보다 FI 참여에 무게
김일문 기자공개 2013-02-28 10:40:17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8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가 글로벌 혈액제제업체 PRUK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인수구조를 가져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녹십자가 PRUK를 단독 인수하기 보다는 FI(재무적 투자자)와의 공동 인수나 작년 말 설립된 정책금융공사의 제약펀드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시장에서 예측하는 PRUK의 매각 가격은 약 4000억~5000억 원 선이다. 현재 예비입찰이 진행중인 초기 단계고, 정확한 가격은 본입찰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최대 6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PRUK가 조 단위의 메가 사이즈급 매물은 아니지만 비교적 작지 않은 중형 딜이라는 점에서 녹십자의 단독 인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녹십자는 지난 해 동종 제약업체들에 대한 잇따른 지분 투자로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재무 여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점에서 단독 인수 보다는 FI와의 공동 인수 형태일 공산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녹십자의 작년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 324억 원에 달했던 현금성 자산은 작년 3분기 86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일동제약과 이노셀 등 동종 제약업체의 지분 인수에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현금흐름표 상으로도 매도가능 지분증권 투자로 현금이 약 290억 원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이들 두 업체 지분 인수에 들인 돈이 적지 않았음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최근 녹십자의 재무 전략상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대규모 시장 조달보다는 주로 단기 차입에 치중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에서 무리하게 돈을 끌어모아 단독 인수하는 대신 FI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딜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사모투자펀드인 IMM PE의 경우 작년에 제약업체 두 곳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IMM PE는 한독약품 지분 30%를 570억 원에 인수했고, 특히 근화제약의 인수주체였던 알보젠코리아에 6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33%를 확보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모투자펀드의 적극적인 제약업종 투자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녹십자 역시 PRUK 인수를 위한 FI 물색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정책금융공사의 제약펀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의 제약펀드는 신성장동력산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작년말 조성된 펀드다. 국내 제약사와의 공동 투자를 바탕으로 운용사(GP)의 역량에 따라 투자 대상은 탄력적으로 심사하겠다는 것이 정책금융공사의 복안이다.
제약펀드의 활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번 녹십자의 PRUK 인수 추진이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펀드의 조성 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혈액제제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중인 녹십자가 PRUK 인수로 안정적인 혈액 수급처를 확보할 경우 미국 혈액제제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은 지원 검토 1순위인 신약 포트폴리오 확보 관련 투자로 볼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혈액제제 분야 글로벌 전문 제약업체로 발돋움 하려는 녹십자에게 PRUK 인수 시도는 그 당위성이 충분하다"며 "정책금융공사의 취지와도 잘 맞는 만큼 제약펀드 1호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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