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투자·한국투자 용호상박…평가는 엇갈려 [DCM/SB]KB證 실적도 미배정도 '최다'…한국·대우證, 선진화 주도
황철 기자공개 2013-03-30 01:48:54
이 기사는 2013년 03월 30일 01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일반기업 회사채(SB)의 대표주관 실적을 가장 많이 쌓은 증권사는 KB투자증권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적극적으로 대표주관과 인수에 나서고 있는 KB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중 2조4000억 원 이상의 SB 대표주관 실적을 올려 홀로 시장점유율 20%를 넘었다.그러나 KB투자증권은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모집에 허점을 드러냈다. 발행사 위주의 금리 결정으로 미배정이 속출했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미배정을 최소화한 2위 한국투자증권의 성적이 더 빛나 보였다.
대우증권은 가격 경쟁을 통한 실적 쌓기를 지양하는 대신 글로벌 IB에 버금가는 선진적 발행절차를 선보여 시장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극한의 경쟁체제 속에 텃밭으로 여겨졌던 범 LG그룹의 상당부분을 빼앗기며 고전했다.
◇ KB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호각…우리투자증권 '주춤'
KB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SB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IB다. 1분기에도 공격적 영업을 이어가며 절대강자로 통하던 우리투자증권을 밀어냈다. 2013년 1분기 일반 기업 채권(SB) 발행량은 12조651원을 나타냈다. 모집주선(900억 원)과 증권사 직접공모(1조710억 원)를 제외한 물량은 10조9041억 원 어치다.
이중 KB·한국·우리투자증권 상위 3사가 대표주관한 물량은 6조96억 원으로 전체 55.11%에 달했다. KB투자증권은 2조4050억 원(22.06%)을 대표주관하며 가장 많은 실적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도 2조446억 원(18.75%)으로 뒤를 쫓았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났다. KB투자증권이 대표주관한 총 17개 기업의 채권 중 과반이 넘는 9건이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미배정이 발생했다. 최종 청약에서 수량을 모두 채운 호텔신라를 제외하더라도 8개 딜의 주관을 사실상 실패했다.
이에 따른 미청약 인수금액만 2834억 원에 달해 업계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체 인수금액(1조2800억 원)의 22.14%에 달하는 규모다. 대부분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금리를 제시한 게 화근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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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물량 면에서나 주관능력 면에서나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1분기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한 딜은 총 14건. 이중 수요예측에서 미배정이 발생한 곳은 GS칼텍스와 롯데하이마트 단 두 곳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딜들은 KB투자증권과 함께 진행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배정 인수 금액은 583억 원으로 상위 10개 증권사 중 가장 적은 수준에 속한다. 인수실적(1조2350억 원) 대비 비중도 4.72%로 업계에서 사실상 제일 낮다.
비결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기업과의 협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데서 찾을 수 있다. 삼성물산 회사채를 주관하며 1조 원 이상의 기관 수요를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 당시 삼성물산은 건설업 디스카운트를 인정하며 개별 민평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삼성이라는 간판에도 기대지 않았다. 여기에는 시장 컨센서스에 맞는 금리를 제시해 원활한 북-빌딩을 이끈 주관사의 능력도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투자증권은 1조5600억 원(14.31%)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으며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KB투자증권과의 격차는 1조 원 가까이 벌어졌다.
선두권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진 데서 일차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실적의 상당 수준을 책임져 주던 LG그룹이 타증권사에게도 물량을 나눠주기 시작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한 딜은 LG생활건강과 LG상사 두 건 뿐이었다.
총 주관액은 2900억 원으로 LG그룹 채권 1조300억 원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만해도 LG그룹은 전체 2조6400억 원의 절반인 1조8100을 우리투자증권에 몰아줬다. 그나마도 LG상사의 경우 단독주관 딜이었지만 규모가 400억 원으로 적었다. LG생활건강은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대표주관(각 2500억 원)하며 실적을 나눠가졌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는 우리투자증권을 주관단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대우증권의 전략적 변화도 눈에 띈다. 전체 국내 채권(SB, FB, ABS) 순위에서는 KB투자증권과 호각세를 이루며 최상위권에 랭크됐지만 SB 부문에서는 6896억 원의 실적으로 6번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요예측 도입 후 과도한 가격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FB, ABS 등으로 영역을 넓혀 전체적 균형을 맞추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대신 맡은 딜에서만큼은 대표 IB로서의 주선 능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LG디스플레이 채권을 대표주관하며 보인 행보는 시장 선진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당시 증권신고서 제출일, 딜 로드쇼 개최, 수요예측, 발행까지 일정을 시장에 세세하게 공지했다. 수요예측 나흘전에 크레딧 IR을 개최해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주기도 했다. 사실상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완성된 형태의 딜 추진 과정이었다는 평가.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는 개별민평을 밑도는 수준에서 무난히 발행에 성공했다.
◇ NH투자증권, 담보부사채 한 건..조정인수 '훌쩍'
인수 부문에서는 KB·한투·SK·우투증권 순으로 실적이 많이 쌓았다. 사별 1조~1조5000억 원 수준으로 편차도 크지 않았다. 대표주관과 엇비슷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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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수료를 감안한 조정인수실적 순위에서는 의외의 현상이 나타났다. NH농협증권이 실제 인수액인 2100억 원보다 1조 원 가까이 많은 1조2008억 원의 조정실적으로 KB투자증권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원인은 동부팜한농 담보부사채를 처음으로 제안하고 단독 주관·인수하며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린 데 있다. NH투자증권은 동부팜한농의 올해 첫 담보부사채 1400억 원 어치 인수의 댓가로 30억8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수수료율은 220bp에 달한다. 대표주관수수료도 1억6000만원을 얻었다.
NH투자증권의 전체 인수액의 수수료율은 159.52bp로 업계 평균 27.90bp를 크게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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