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는 수요예측‥5년물 비중 50% 돌파 [DCM/Overview]사모사채·CP 구축효과에도 3조원 순발행
임정수 기자공개 2013-04-01 01:19:5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1일 01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1분기 국내 부채자본시장(DCM)은 회사채 시장의 최고 전성기라 할 수 있는 지난 해의 추세를 이어갔다. 발행액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3조 원 가량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사모사채와 장기 기업어음(CP)의 발행이 급증했지만 공모 회사채 시장 확대라는 큰 흐름을 꺽지는 못했다.회사채 시장의 질적인 개선이 계속 이뤄졌다. 고수익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채 수요는 점차 장기물과 저(低) 신용등급 채권으로 확대됐다. 5년물 이상의 장기채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5년물 회사채 발행액이 3년물 회사채 발행액을 처음으로 뛰어넘기도 했다. A등급 회사채에 투자자수요가 몰리면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overbooking)되는 사례도 다수 목격됐다.
◇ 사모사채·장기CP 구축효과에도 발행액 21조 원 돌파
머니투데이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일반 회사채(SB) 여전채(FB) 자산유동화증권(ABS)를 합산한 회사채 발행액은 21조 2674억 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전 저점이었던 2010년 3분기 19조 4381억 원 이후 최저치다. 전분기에 비해 4조 원 가까이 줄었고, 최고점인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7조 원 가량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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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순발행 기조는 이어졌다. 1분기 SB 발행액은 12조 651억 원으로 2조 8646억 원 규모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만기 도래액 자체가 줄어든 측면이 크다. 전반적으로 회사채 만기가 길어지면서 회사채 발행 후 1~2년 정도의 단기간 내에 차환되는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모사채 발행과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이 늘어난 것도 회사채 발행을 구축했다.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회피하거나 조달금리를 낮추려는 목적에서 사모사채 발행을 늘렸다. 기존에 공모채를 많이 활용했던 대기업은 올해 1분기에 1조 5000억 원 가량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5월 실시되는 CP규제에 앞서 장기CP 발행도 확대했다. 올 들어 2월까지 일반 기업이 발행한 장기CP는 약 3조 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 해 1분기는 기업들이 회사채 제도 개선을 앞두고 앞 다퉈 선제 조달에 나서던 시기다. 당시 분기 발행액이 역대 최대인 28조 971억 원을 기록하는 등 회사채 발행이 폭발했다. 제도 개선 직후 회사채 발행액이 22조 원으로 줄어든 2분기를 제외하고는 4분기까지 분기 당 25조 원 이상의 견조한 발행을 이어왔다. 올해 1분기 발행물량이 지난 해 1분기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은 일종의 역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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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2월 발행물량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은 2월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확인한 뒤 회사채 발행을 재개했다. 같은 시기에 현오석 KDI 원장의 경제부총리 내정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정책공조 발언으로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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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FB)는 4조 9210억 원이 발행됐다. 지난 해 분기 평균 발행액이 6조 원을 넘어섰던 것에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것이다. 금융 당국의 레버리지 규제와 소비 위축 등으로 발행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 ABS 발행액(주택금융공사 MBS 제외)은 통신사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를 중심으로 총 4조 2813억 원이 시장에 풀려 나왔다. 올해 1분기에는 단말기할부채권 ABS를 비롯해 LH공사의 임대주택 ABS, 아시아나항공과 아주캐피탈의 매출채권 ABS 등 다양한 종류의 ABS가 발행돼 눈길을 끌었다.
◇ 5년 이상 장기채 비중 50% 넘었다…만기 장기화 등 질적인 개선 지속
연초 부터 국고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유례 없는 최적기를 맞았다. AA 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3% 아래로 떨어졌다. 심지어 A 등급 일부 기업의 발행금리도 3% 선에서 결정되기도 했다. 회사채 시장의 호조 속에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투자자들도 떨어지는 금리 때문에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장기채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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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에 SB와 FB 발행량의 52%에 달하는 8조7800억 원 어치가 만기 5년 이상의 장기로 발행됐다. 5년물 이상 채권이 50%를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5~6년물 비중만 40%에 육박하며 3년물 비중을 추월했다. 3년물이 대세를 이뤘던 국내 회사채 시장에 일어난 큰 변화다.
과거에는 회사채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7년물 이상 회사채도 2조 원 이상 발행됐다. 전체 발행액의 13%에 달한다. 과거에 회사채 발행액의 20%를 넘어섰던 만기 3년 미만 회사채는 12%로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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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수요가 고금리 회사채로 이동하면서 A급 채권의 발행도 많았다. A급 회사채가 전체의 28%에 달하는 4조 7050억 원 발행됐다. A급 수요예측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SKC CJ올리브영 대성홀딩스 등은 희망금리 내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할 정도로 수요가 넘쳐났다. 효성과 한화케미칼 등의 A급 채권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하긴 했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부분 회사채 시장에서 소화됐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의 온기는 BBB급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BBB급인 동부팜한농 한신공영 등은 담보부사채를 발행했고, 동양그룹 STX그룹 등이 발행하는 BBB급 회사채는 정상적인 수요예측을 통해 발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이나 국책은행 등의 지원에 의해 발행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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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용도별로는 운영자금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차환이나 시설자금 보다는 운영자금 명목의 자금 조달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시설자금의 비중도 증가했다. 지난 해 5% 수준에 불과했던 시설자금 명목의 회사채 발행은 올해 1분기에 12% 수준으로 증가했다. 차환 자금은 예년 수준 인 29%를 차지했다.
◇ MBS 분기 발행액 8조 원 육박
적격대출 유동화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액도 2분기 연속 8조 원에 육박했다. 1분기 발행액은 7조 5330억 원 발행됐다. SC은행의 만기 도래한 MBS를 커버드본드(CB)로 차환한 것 까지 고려하면 1분기 유동화액이 8조 원을 넘어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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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MBS 발행액은 1분기를 최고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주택금융공사의 건전성을 우려해 올해 MBS 발행액을 21조 원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1분기에 가장 많은 MBS를 발행하고 2분기부터 점차 발행액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2분기에는 5조~6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MBS 발행이 정례화되고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투자 수요도 늘어났다. 만기 별로 단기물은 주로 자산운용사가, 중기물은 은행이, 장기물은 보험사와 연기금이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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