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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S, 시드머니 경쟁속 해외부문 모색 ③우투·대우·삼성 등 3파전

신민규 기자공개 2013-04-04 15:34:08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1년여만에 1조 원 안팎까지 늘어난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 입장에선 여전히 부족한 규모다. 헤지펀드 계약을 따내기 위한 시드머니(종잣돈, seed money) 경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자산이나 해외고객들을 염두에 둔 마케팅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출범 초기 우리투자증권이 선점하는 듯했던 PBS 계약은 대우증권, 삼성증권이 치고 올라오면서 세 증권사간 물밑다툼이 거세졌다. PBS가 5개로 제한돼 있긴 했지만 신규 헤지펀드 설정 역시 소강상태에 들어서면서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펀드 계약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일부 증권사에선 대표가 직접 나서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PBS서비스 질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 시드머니 규모만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증권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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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우투證 선점 → 삼성·대우·우투證 경쟁 치열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개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의 헤지펀드 계약건수는 3월말 기준 삼성증권 7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공동 6건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3건과 2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2011년 11월 우리투자증권이 4건, 대우·삼성·한국투자증권이 각 2건, 현대증권이 전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우, 삼성증권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헤지펀드 계약 건수는 프라임브로커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에 좌우된다기보다는 시드머니 규모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프라임브로커의 시드머니 경쟁을 두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매력적인 헤지펀드 선점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시드머니 경쟁으로만 치닫는 것은 시장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도 공존하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정말 죄송하지만 다른 곳에서 금액(시드머니)을 더 많이 제시했다"는 이유로 PBS계약을 거절한 경우도 있다.

출범 초기 각 증권사는 시드머니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이후 펀드 총액의 25~35% 안팎 또는 최대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가이드라인을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헤지펀드를 선점하기 위해 사내 기준은 다소 유동적이다.

실제 삼성증권 PBS사업부는 브레인 2호 헤지펀드(브레인태백전문사모투자신탁1호종류C-S)에 200억 원을 시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초기 설정규모가 44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시딩한 셈이다.

◇주수익원, 위탁매매·대차거래 정도…스와프는 아직 미미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상위 3개사가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서비스의 수준이 질적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다보니 PBS 수익원 역시 제한적인 상황이다. PBS의 수익원은 위탁매매, 대차거래, 신용공여, 스와프 등 네가지로 크게 분류 할 수 있다. 이중 위탁매매와 대차거래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PBS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월말 기준 일평균 '위탁매매' 약정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대우증권 PBS본부로 100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이 70억 원, 삼성증권이 50억 원, 현대증권이 20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1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PBS계약을 따내더라도 헤지펀드는 다른 증권사 브로커를 통해 거래주문을 낼 수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대차풀이 2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우리투자증권이 1조500억 원 수준으로 선두다. 한국형 헤지펀드외에도 우리투자증권 내 PI팀(자기자본투자)이 활발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이 9700억 원, 대우증권이 7000억 원 수준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4550억 원,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공여'는 5개 PBS중에 대우증권이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채권형 헤지펀드(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전문사모투자신탁1호종류C-F)와 삼성 1호 헤지펀드(삼성H클럽EquityHedge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Cs클래스)에서 신용공여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출범 초기 PBS의 가장 큰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상황이다. 전략 대부분이 롱숏인데다가 운용초기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이 매니저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스와프'는 대우, 삼성, 우리투자증권이 1000억 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PBS가 제공하는 스와프란 기초자산인 국내 주식의 수익률과 금리를 교환해 레버리지 효과를 얻는 장외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1000억 원 보유한 상태에서 1000억 원을 추가 매수하고 싶지만 여력이 없을 경우 PBS로부터 삼성전자의 수익률만 가져오고 향후 계약완료 시점에서 PBS에 스와프를 제공한 대가로 금리를 주는식이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1300억 원으로 공동 선두다. 우리투자증권의 스와프 잔고에는 해외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아웃바운드 스와프 5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대우증권이 미래에셋플렉서블오퍼튜니티전문사모투자신탁1호종류C-F 펀드에서 일부 아웃바운드 스와프 주문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모두 인바운드 스와프만 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PBS계약이 내정된 대우증권 분사 헤지펀드(믿음자산운용)의 운용을 대비해 아웃바운드 스와프 거래는 준비가 된 상태다.

현대증권은 ELS 구조화 헤지펀드와 계약하면서 스와프 비즈니스 셋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와 대차거래에서 중점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아웃바운드 스와프 및 신용공여 제공 사례가 미미해 특화된 수익원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 대비한 시스템 준비 한창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곳은 대우증권 PBS본부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50억 원 이상을 들여 프랑스 시스템개발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글로벌 PBS에 준하는 프라임브로커 통합 원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사내 IT개발인력 및 PBS본부 직원, 외부 파견직원 등 30~40명 가량이 하반기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그동안 개별 단위로 관리되고 있는 펀드 포지션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통합적으로 지켜보고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펀드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행위가 데이터로 관리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각종 리포트 제공이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이점이 있다.

시장이 확대될수록 해외자산, 해외고객들로 영역이 넓어질텐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인덱스, 채권, 선물 등 단일 기초자산 단위의 스와프에서 나아가 다양한 파생상품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스와프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미 축적된 아웃바운드 스와프 노하우를 통해 해외부문에 특화해 나갈 생각이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담보관리시스템 등 2차 PB 플랫폼 구축작업을 10억 원을 들여서 진행했다. 2011년 6월 1차 PB플랫폼 구축을 진행한 데 이은 두번째 작업이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주영근 전 삼성증권 PBS사업부장을 영입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주 사업부장은 최근 홍콩, 싱가포르 등을 돌며 국내 실정에 맞는 PBS모델 구상에 나섰다.

현대증권은 구조화 헤지펀드와 잇따라 PBS계약을 맺으면서 스와프 잔고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 구현까지는 1~2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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