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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만도, 신용등급 낮춰야" 재무 안정성 및 자산 가치 하락…추가 지원가능성도 커져

서세미 기자공개 2013-04-18 18:40:11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8일 1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AA-, 안정적)가 100% 자회사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자 회사채 시장 참가자들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점치고 있다. 비교적 차분한 신용평가사의 분위기와는 온도차이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3385억 원의 자금유출이 만도에게는 부담스러운 규모이고 출자 목적이 한라건설 지원용이라는 것은 잠재적인 리스크로 남아있던 계열지원 가능성의 현실화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차이나홀딩스의 기업공개(IPO)로 만도에 유입될 자금이 예정된 용처인 설비투자가 아니라 한라건설로 흘러들어 것으로 보여 이 역시 신용등급을 방어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라건설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3000억 원대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향후 사업이나 재무의 불안정성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버리지 않았다. 대주주인 KCC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비빌 언덕 중 하나가 사라진 것으로 재무융통성 측면에서 상당한 악재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용평가사들의 반응은 비교적 담담하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한라건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이 만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차이나홀딩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유입과 양호한 사업 경쟁력으로 재무 안정성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유상증자로 만도 재무 악화, 자산가치 하락

전문가들은 3385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한라건설에 투입하는 것은 만도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3385억 원은 지난해 말 개별 기준 만도 자기자본의 25.5%에 해당한다.

IPO 자금을 쓰는 것은 꾸준한 실적을 내는 중국 부품법인의 일부를 팔아 사업안정성이나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는 한라건설을 지원하는 것이라 밑지는 장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IPO로 유입된 자금이 외부유출됨으로써 원래 용도였던 설비투자에 쓸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필요도 생겼다는 것이다.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투입한 3385억 원은 만도의 자체 현금흐름창출력으로는 마련하기 어려운 규모다. 최근 3년간 평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323억 원 정도라 외부차입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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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가 최근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2000억 원의 전부 또는 상당부분은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만도차이나홀딩스 IPO가 예상대로 6월 중순까지 진행되면 2000억~3000억 원 정도 자금유입이 이루어지지만 그로 인한 효과는 당초 기대만 못할 전망이다. 들어오고 나온 돈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만도의 자산 가치가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도는 올해 초 차이나홀딩스 상장을 통해 공모된 자금을 설비투자 확장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이나홀딩스 IPO 자금이 재무안정성 개선에 쓰이게 될 경우 자동차 부품으로 번 돈을 결국 계열 건설사에 투자하게 되는 꼴이다.

A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은 기업공개를 통해 차이나홀딩스 일부를 팔아서 한라건설에 지원해주는 격"이라며 "이는 명백한 자산 가치의 하락"이라고 말했다. 실적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중국 부품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기록하는데 반해 한라건설은 사업·재무 안정성 모두 불투명한 상태다.

◇ 끈끈해진 만도와 한라건설, 추가 지원가능성 높여

이번 유상증자로 더욱 끈끈해진 순환출자 고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로 지분이 얽혀 있으면 지원 의지가 강해질 수 밖에 없는 탓이다. 유상증자 후 마이스터의 한라건설 지분율은 5.4%에서 15.9%로 증가했다. 이로써 한라건설 → 만도 → 마이스터 → 한라건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강화됐다.

두 기업간의 재무위험 관련성 확대는 만도의 대외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NICE신용평가는 "과거에는 비교적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소규모에 그쳤던 만도의 한라건설 지원이 이번 출자에서 적극적인 수단을 통해 대규모 금액으로 나타났다"며 추가 지원 가능성을 우려했다.

B 보험사 관계자는 "한라건설 유상증자는 만도의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과 다름 없다"며 "규모가 매우 큰데다 재무안정성에 영향도 꽤 있을 것 같아 신용등급 하향이 당연히 이뤄져야 되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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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건설, 유상증자로 단기적 유동성 리스크 완화됐지만 ....

한라건설은 3500억 원 가량이 투입되면서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실적이 좋아지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지난해 한라건설은 3500억 원 가까운 대손상각비를 인식, 부채비율과 자기자본 대비 총차입금이 각각 556%, 369%를 기록했다. 또 지난 1일 기준 만기도래 차입금과 PF우발채무가 5242억 원, 3743억 원으로 상환 리스크가 컸다.

B 보험사 관계자는 "단기적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된다는 점에서 유상증자는 긍정적이지만 근원적인 사업 경쟁력 제고 없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만 하더라도 준공사업장 규모가 커 추가 손실 가능성이 크고 내년, 내후년에 공정 포트폴리오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전망이 어둡다"고 말했다.

C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요 주주인 KCC가 지난해에는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빠졌다"며 "한라건설이 외부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부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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