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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스텍, 휴대폰 부품사에서 '작전주'로 전락 2007년 최대주주 변경 이후 회사자금유용, 공장 매각 등 비정상적 경영

김경은 기자공개 2013-05-10 11:52:02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0일 11: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였던 글로스텍(옛 청호전자통신)이 설립 40여년만에 존폐기로에 섰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24년만의 일이다.

글로스텍은 경영난이 가속되면서 2007년 8월 최대주주인 지대섭 씨가 회사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놨다. 이를 투자회사와 개인들 9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242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글로스텍은 제조업이라는 회사의 본래 목적사업보다 투자회사로 둔갑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영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경영진 교체 이후 글로스텍은 회사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수정진동자(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생산 공장인 중국 연태청호전자고분유한공사 주식을 원라이트전자에 112억 원에 팔아버렸다. 이후 물량 주문은 급격히 줄어 200억 원 규모의 매출 규모는 2009년 59억 원, 2009년 20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주력 사업은 제쳐두고 자산만 남은 빈껍데기 회사가 된 셈이다. 신규 경영진은 회사의 자금을 빼돌리기 시작했고, 주가 부양을 위해 실적이 부진한 태양광 회사를 인수하기도했다. 소위 말하는 작전주다. 회사는 이후 현재까지 최대주주가 9차례나 변경됐는데, 이들은 명의만 빌려주고 드러나지 않는 실제 최대주주가 존재한다는 배후설도 제기되고 있다.

2008년 11월 회사 경영진의 이상한 경영 형태를 참다 못한 직원들은 회사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2009년 글로스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준엽 전지배인 등 6인은 자신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회사에 투자하거나 주식 및 경영권양수도 대금으로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회사자금을 임의소비하거나 반환을 거부했다"며 "황병호 등 전 경영진이 회사자금을 49억 원 유용했다"고 밝혔다. 이 중 세종이노텍으로부터 45억 원은 반환받았고, 도시건설산업은 불법행위발생금액 75억 원을 관계회사투자자산으로 계상했다. 회수하지 못한 99억 원은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

2006년 말 기준 자산총계 333억 원에 부채비율이 35%에 불과했던 글로스텍은, 2011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1129%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 11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012년말 기준 부채비율은 135%로 낮아졌고, 지난 4월 재향군인회의 출자전환으로 85억 원 규모의 부채탕감 및 자본증가가 이뤄졌지만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는 계속기업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재무제표 주석에 대한 자료를 회계법인 측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은 평소 장부 기재를 제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회사 경영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라며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은 형식요건 미달로 바로 시장에서 퇴출된다"고 말했다. 글로스텍은 지난해 감사 자료를 회계법인 측에 제출하지 않아 감사범위제한으로 의견거절을 받아 지난 3월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재감사 요구가 받아들여져 개선기간이 부여됐지만, '재감사의견 비적정설'로 거래소 측의 조회공시가 들어갔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아 지난달 23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오는 20일경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위한 상장위원회가 개최되며, 회사측은 지난 3일 개선기간 이행 결과에 대한 자료를 거래소 측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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