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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히타치, ODD 역발상…900억 투자 합작사 HLDS, 오는 25일 증자 계획

양정우 기자공개 2013-05-21 15:49:42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1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히타치가 수요가 줄고 있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사업에 약 900억 원을 투자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양 사는 오는 25일 ODD 합작사인 히타치LG전자데이터스토리지(HLDS)에 900억 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HLDS는 현재 LG전자와 히타치가 각각 49%,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HLDS가 오는 25일부로 자본금(15억 엔, 한화 약 163억 원)의 5배가 넘는 9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모회사들의 증자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라며 "ODD 업체들이 업황 침체에 따라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철수가 아닌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ODD 업체들은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ODD는 CD와 DVD, 블루레이 디스크 등을 읽거나 기록하는데 활용된다. 하지만 USB와 같은 반도체 저장장치가 각광을 받으면서, CD와 DVD 등에 대한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ODD 판매 점유율 1위를 수년간 유지해온 HLDS도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HLDS의 국내 법인인 HLDS코리아는 매출액이 지난해 58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7240억 원에서 19% 줄었다. 지난 2009년 1조3105억 원에서 2010년 1911억 원에 이어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역발상을 통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ODD 사업의 성장 추세가 꺽였지만, 시장의 쇠퇴 안정기 속에서 오히려 '잔존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HLDS 관계자는 "ODD 사업이 쇠퇴기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경쟁사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경쟁사도 없는 만큼 이번 투자로 중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히타치의 ODD 사업 키우기는 이번 출자에 그치지 않는다. 양 사는 소유하고 있던 ODD 생산 시설을 HLDS로 모두 이관했다. 설계와 판매 사업을 해온 HLDS에 생산 사업까지 더해 ODD 사업의 수직 통합한 셈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기존 독립사업부에 속해 있던 DS 사업(ODD 사업)의 자산 및 부채를 모두 HLDS로 이전했다.

LG 관계자는 "HLDS는 이번 기회에 생산 사업까지 전부 끌어 안으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며 "LG전자 뿐만 아니라 히타치의 ODD 생산 공장도 HLDS가 전부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HLDS는 ODD 사업 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HLDS는 신사업으로 아카이브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아카이브는 정부나 기업에서 보관용으로 사용하는 대용량의 기록 장치를 말한다.

HLDS 관계자는 "아카이브 사업은 데이터를 읽고 재생하는 기존 ODD 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ODD 사업에 주력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저변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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