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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 어보브반도체 블록딜 참여한 까닭은 "대기업 MCU 사업 철수로 제2 성장국면 진입 전망"

김경은 기자공개 2013-06-07 09:14:40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3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벤처기업 전문 투자회사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가 코스닥 상장사인 어보브반도체 주식을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벤처조합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벤처캐피탈이 상장사 유통 주식까지 매기를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보브반도체, 최대주주 지분 유동화 차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은 지난달 31일 운용 중인 에이티넘팬아시아투자조합이 어보브반도체의 주식 89만5893주(지분율 5.1%)를 지난 5월 8일~28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최원 및 특수관계인 3명(지분율 상위순)으로부터 각 10만주씩 40만주는 블록딜 방식으로 취득했고, 나머지는 장내 매수했다. 총 50억 원 규모다.

통상 벤처캐피탈의 투자 성격은 중소·벤처 기업의 자금 소요를 파악해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상증자나 사채 발행을 통한 신규 자금 조달시 벤처캐피탈이 이를 인수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에이티넘의 이번 지분 인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어보브반도체는 최근 대기업들의 사업철수로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주가가 폭등하면서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 하려는 차원에서 투자가 진행됐다.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이 59.67%에 달해(에이티넘 투자 이전) 벤처캐피탈이 유통 주식을 소량 매수하더라도 운영상 제약은 없다는 것이 에이티넘 측의 설명이다. 에이티넘이 운영 중인 '에이티넘팬아시아투자조합'은 지난 2011년 말 1000억 원 규모로 결성된 KVF(한국벤처투자조합)로 초대형 규모의 벤처조합이다.

◇"제 2의 성장 국면 진입"

에이티넘의 어보브반도체 투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어보브반도체 상장 이전에 에이티넘이 운영 중인 '2004KIF-한미IT전문투자조합', '바이오토피아벤처조합', '2006한미기업가정신투자조합'을 통해 어보브반도체 주식(190만주, 지분율 15.8%)을 취득한 바 있다. 취득가는 2118원으로 2009년 6월 상장 직후 3개월간 주당 3000~4000원에 매각했다.

벤처캐피탈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수(EXIT)한 실적 치고는 100%의 수익률도 내지 못한 저조한 성과다. 당시 에이티넘은 어보브반도체의 주력 사업인 MCU(Micro-Controller Unit) 공급 사업의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해 상장 이후 곧바로 매각을 단행했다. 어보브반도체는 비메모리반도체 및 센서를 개발하는 회사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 백색가전과 모바일, 모바일용 충전기 등에 탑재되는 MCU를 공급한다.

에이티넘이 매각 4년만에 어보브반도체에 다시 손을 댄 이유는 최근 일본 및 국내 대기업이 MCU 사업에서 철수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사업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전세계 점유율 1위인 일본의 르네사스(renesas)가 가전 쪽 사업을 철수 중이고 삼성전자도 MCU 사업 전체를 철수하기로 했다"며 "저부가가치 품목인 MCU 사업에 대기업이 연이어 철수하면서 강소 중소기업의 입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어보브반도체는 잇따른 대기업의 사업 철수로 반사이익을 얻으며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94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 당기순이익 2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78.2%, 541.8%, 847.1% 늘어난 금액이다. 주가도 연초대비 120% 넘게 뛰었다. 연초 2760원대의 주가는 5월31일 종가 기준으로 613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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